전날 급락했던 4대강 사업 관련주가 17일 정운찬 총리의 사업 지지 발언에 나란히 급등세로 돌아섰다. 고위 당국자의 말 한마디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락가락하는 모습이다. 사업진행 과정에 정치적 변수가 많은 만큼 관련주에 대한 투자에 신중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대표적인 4대강 수혜주로 꼽히는 이화공영은 9.94% 급등한 5200원으로 마감했다. 전날 하한가인 4730원으로 내려앉았다가 하루 만에 오름세로 반전했다. 정 총리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게 상승 동력이 됐다.

이화공영 주가는 이번 주 들어 상한가 두번,하한가 한번을 기록하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지난 14일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이틀 연속 상한가로 치솟았고 16일 청와대가 "구간별로 사업을 재검토하겠다"고 물러서자 하한가로 직행했다.

'4대강 테마주'들은 대부분 이화공영과 비슷한 흐름이다. 전날 13.78% 급락했던 지하토목공사 전문업체 특수건설은 이날 5.18% 오른 7110원에 장을 마쳤다. 암반지대 굴착에 특화해 대표적인 4대강 수혜주로 꼽혔던 울트라건설은 하루 전 8.5% 하락에서 2.53% 상승세로 반전했다. 급 · 배수 시설업체인 홈센타,철제 거푸집 생산업체인 삼목정공 등도 하루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들 종목은 현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이 이슈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사업 규모가 워낙 큰 데다 최근 업황이 부진한 건설업계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6 · 2 지방선거 이후 사업계획이 불투명해지면서 주가 역시 일희일비하는 모습이다. 세종시 개발 수혜주,자전거 관련주 등 소위 'MB 관련주' 대부분이 이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광혁 한화증권 연구원은 "4대강 사업은 관련 업계에 빅 이벤트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정책 변수가 많아 테마주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울트라건설 등 일부 기업은 특정 건설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만큼 자체 실적으로 투자 여부를 판단할 것을 조언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