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융감독기관 근무자가 퇴직 후 자신이 감독을 맡던 회사에 취업하는 '회전문 인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구체적인 현황 파악을 요구하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찰스 그래슬리 공화당 상원의원(아이오와주)은 최근 데이비드 코츠 SEC 감찰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SEC 직원들 중 사퇴한 후 수일 내 자신이 감독하던 회사로 옮겨간 사례가 있다"며 회전문 인사에 대한 감독 방안을 추궁했다. 또 최근 SEC 주식매매 담당 부서의 고위 인사가 유력한 초단타 주식거래 회사로 옮겨간 사실을 문제 삼기도 했다.

초단타 주식매매 회사인 '겟코'는 SEC의 시장거래국 부국장직을 사퇴한 엘리자베스 킹이 수주일 내 자사의 감독부서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래슬리는 겟코가 SEC 고위 인사를 고용한 것은 초단타 주식거래 조사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SEC는 작년 여름부터 초단타 거래의 영향을 조사해오다 지난달 6일 다우지수가 1000포인트 폭락하는 사태가 빚어지자 조사 강도를 높였다. 연방법에 따르면 킹 전 부국장 같은 고위직이 SEC 감독 대상 민간 회사 업무를 맡기 위해선 1년의 경과 기간을 가져야 한다.

그래슬리 의원은 "SEC 직원들은 자신들이 감독하고 있는 산업에서 다음 일자리를 찾으려 하기보다는 현재의 규제와 감시감독 업무에 더 충실해야 한다"며 "SEC 감찰관의 직무는 SEC의 투명성을 더 강화하는 것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코츠 감찰관은 답신을 통해 "현재 의혹이 가는 회전문 인사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