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둘라 귈 터키 대통령이 정몽구 현대 · 기아자동차 회장 초청으로 정부 및 기업 관계자 40여명과 함께 16일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했다. 귈 대통령이 터키에서 활발한 경제활동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그룹을 직접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귈 대통령은 정 회장과 강호돈 울산공장장의 안내로 에쿠스와 제네시스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과 자동차 선적 부두 등을 둘러 본 뒤 "현대차 울산공장의 세계적 규모와 앞선 경쟁력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네시스 앞에서는 "차가 이렇게 멋있을 수가 있느냐.정말 잘 만들었다"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차 값을 얼마까지 깎아줄 수 있느냐"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어 클릭 승용차를 가리키며 "내 딸이 타고 다니는 차인데 참 튼튼하고 멋있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현대차가 투자한 터키공장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는 당부도 빠뜨리지 않았다.

정 회장은 "생큐"라고 감사인사를 한 뒤 "터키공장은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현대차가 한국과 터키 간 경제 협력의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현대차는 현지 기업인 키바 그룹과 합작으로 코자엘라주 이즈밋시에 연산 10만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공장을 설립했다. 1997년부터 가동에 들어간 이 공장에서 베르나,스타렉스,그레이스,라비타,i20 등 터키와 유럽 시장을 겨냥한 전략 차종을 만들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터키 승용차 시장 1위를 차지하는 등 현지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로템도 2006년 터키 철도청과 합작으로 유토템을 설립,현지에서 철도용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2008년에는 터키 철도항만청과 전동차 440량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정 회장은 이날 귈 대통령보다 먼저 울산공장을 찾아 생산현장을 둘러본 뒤 품질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가 울산 공장을 찾은 것은 2년여 만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