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을 앞둔 한국축구팀에 추위와 고지대 적응 경계령이 내려졌다.

축구대표팀이 17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아르헨티나와 B조리그 2차전을 치를 장소는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이곳은 해발 1753m의 고지대다. 설악산 대청봉(1707m)보다 높다. 영하에 가까운 차가운 날씨,공기 밀도가 낮고 산소가 적은 고지대 환경은 태극전사들이 넘어야 할 악조건이다.

대표팀은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에서 요하네스버그로 이동하기 직전 선수들에게 방한용 점퍼를 나눠줬다. 쌀쌀한 날씨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문제는 낮 경기임에도 기온이 크게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기 당일 날씨는 맑은 편이지만 경기가 시작되는 오후 1시30분께 기온은 섭씨 7~8도 안팎으로 예보됐다.

지대가 높은 만큼 산소도 부족하다. 선수들이 쉽게 피로를 느끼고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이유다. 특히 저지대인 포트 엘리자베스에서 경기를 치르고 올라왔기 때문에 선수들의 맥박이 빨라지고 호흡이 거칠어지는 등 상당한 변화가 발생한다. 1차전을 요하네스버그의 엘리스파크에서 치렀던 아르헨티나 선수들보다 태극전사들이 불리함을 안고 싸워야 하는 셈이다. 대표팀은 이에 대비해 지난달 25일부터 해발 1200m의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에서 담금질을 했고 지난 5일 남아공에 입성한 후에도 루스텐버그(해발 1233m)에서 훈련해왔다. 한국에서 공수한 고지대 적응용 산소마스크를 쓰고 산소량을 줄여 호흡하는 방식으로 고지대 적응 과정을 거쳤다.

그렇지만 추위에다 '마구'로 불리는 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까지 태극전사들을 괴롭힐 수 있다. 고지대에선 희박한 공기 때문에 공의 스피드가 빨라지고 비거리가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