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명성이 다소 퇴색하긴 했지만 분당은 수도권에서 대표적인 중산층 거주지로 꼽힌다. 주민들의 소득이나 소비 수준이 서울 강남권과 견주어 손색이 없는 곳이다. 2005년부터 카페들이 하나둘 생기면서 만들어진 정자동 카페거리에는 카페,패션의류 등 200여개의 로드숍이 밀집해 지역 주민은 물론 외지인의 발길을 붙잡는다.

정자동 카페거리는 서울의 소비 1번지로 꼽히는 '청담동' 같은 고급스러움과 럭셔리한 분위기를 지닌 곳이다. 그래서 정자동은 '정담동'이나 '청자동'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 5월 초 카페거리에 문을 연 'EMCY'는 '수제 컵케이크 전문점'을 내세워 지역 주민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주말 오후 2시께 찾은 10평 규모의 좁은 매장에는 주부들이 삼삼오오 모여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점포 인근에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이 많지만 '컵케이크'를 대표 메뉴로 하는 디저트카페로 차별화한 게 먹혀들고 있습니다. 정형화된 체인점에 식상한 20,30대 젊은 여성과 주부층을 타깃으로 한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 최유경 점주(30 · 사진)는 기존에 없던 컵케이크와 쿠키 등을 내세워 고객들의 호응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컵케이크를 전문으로 하는 카페는 분당지역에선 EMCY가 처음이다.

EMCY의 주력 메뉴는 컵케이크와 쿠키다. 종이컵 하나 크기인 컵케이크는 모양이 예쁘고 먹기 쉬워 젊은 여성들이 많이 찾고 있다. 코코아와 크림치즈를 넣은 '레드벨벳'과 블루베리로 만든 '블루베리' 등 8종의 케이크를 제공하고 있다. 가격은 개당 4500~5000원.

매일 다른 제품을 내놓는 '오늘의 쿠키'도 인기 제품이다. 초코칩과 피넛버터젤리바 등을 만들어 요일별로 바꿔가며 하루에 한 종류씩 내놓는다. 가격은 개당 3000~3500원 선.케이크와 쿠키는 물론 커피도 매장에서 직접 원두를 갈아 만든 수제 제품만 내놓아 커피 마니아들을 파고들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물류 및 게임 회사에서 6년가량 근무했습니다. 직장에서 함께 일하던 선배와 의기투합해 동업으로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 평소 베이커리에 관심이 많던 최씨는 회사 선배인 김은영씨(33)와 사업을 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1억원씩 투자해 정자점을 열었다. 최씨는 창업에 앞서 1년 이상 제빵학원을 다니면서 베이킹 공부를 했다. 점포명인 'EMCY'는 남편과 선배 부부 이름의 머릿 글자에서 한자씩 따왔다.

"수제 케이크 전문점으로 성공해 기존에 없는 새로운 프랜차이즈 업체를 만들고 싶습니다. " 최씨는 "가장 좋은 식자재를 쓰고 당일 만든 제품만 판매한다는 사실을 알려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일 계획"이라며 "앞으로 1년 동안 본점의 경쟁력을 높인 뒤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031)712-0165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