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로써 국내 기준금리는 지난해 3월 이후 16개월째 연 2.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6월 기준금리 동결은 예상됐던 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의 김중수 한은 총재 발언은 상당히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머지않아 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몇 가지 힌트들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물가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언급한 점이다. 통상적으로 경기회복기에 물가 압력이 점증될 경우 중앙은행은 선제적으로 물가 방어에 나서게 된다.

현재 우리 경제는 1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2.1%,전년 동기 대비 8.1%로 예상을 뛰어넘는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양호한 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전보다 저금리 기조의 유지가 당연시 여겨지는 분위기였다. 지난해 하반기 중 경기회복세가 가팔라지면서 자연스럽게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제기됐지만 연말 전후로 남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경기 회복을 확신할 수 있는 단계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었던 까닭이다.

이미 지난달부터 한국은행은 금통위를 통해 금리 인상의 포석을 하나둘 제시하고 있다. 5월 통화정책 방향 문구에서 '당분간'이라는 용어의 삭제나 이번 금통위에서 보여준 물가 상승 압력에 대한 경계태도로 미루어볼 때 당국은 금리 인상을 위한 사전적인 분위기 조성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이 단행되는 초기에는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금리 인상은 분명히 주식시장에 호재다. 금리 인상이라는 결정 자체가 펀더멘털 개선을 의미하며,금리 인상의 결정변수로 나타나는 물가 상승은 수요 압력 확대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위기상황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중금리가 물가상승률과 유사한 수준에 불과해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을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식의 매력은 증가하는 반면 채권 투자 매력은 반감되고 있는 상황이다.

<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 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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