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공동체의 각종 정부 공식 통계를 다루는 기관인 '유로스타트'에 회원국이 제출한 통계자료를 감사할 수 있는 권한을 주기로 했다.

EU 재무장관들은 8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정례 재무장관회의에서 EU 통계자료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EU집행위원회가 제안한 이 같은 내용의 규정 개정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EU집행위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재정위기의 '도화선'이 된 그리스 재정적자의 원인 중 하나로 정부의 왜곡된 통계자료를 꼽고,관련 규정 개정을 추진해왔다.

이번 재무장관회의에서 개정안에 대해 원칙적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유럽의회 등의 입법 관련 절차를 거친 뒤 유로스타트는 27개 회원국이 제출하는 통계자료가 제대로 작성된 것인지 감사할 수 있게 된다. 유로스타트는 특히 '안정 및 성장에 관한 협약'이 적용되는 국내총생산(GDP)과 재정적자,정부부채 등의 통계자료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로스타트에 감사권이 부여될 경우 검증 대상 '1호'로는 불가리아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루마니아와 함께 2007년 EU에 가입한 불가리아는 줄곧 부정부패와 행정 불투명성 등의 문제를 지적받아왔다. 올리 렌 EU집행위 경제 · 통화정책 담당 집행위원은 "EU는 불가리아의 통계 작성에 대해 우려해왔다"며 "유로스타트에 감사권이 부여되면 곧바로 불가리아에 감사팀을 파견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