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처리속도가 빨라 차세대 저장장치로 주목받고 있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올 들어 수입된 SSD 공급 물량이 수요를 웃돌고 있는 상황에서 조만간 신제품이 출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지난달부터 가격 하락 속도가 빨라지는 양상이다.

8일 용산전자상가와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SSD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인텔사의 'X25-M 80기가바이트' 모델은 이날 26만4000원 선에서 거래됐다. 가격이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지난 4월 말 이후 약 40일 만에 17% 넘게 떨어졌다. 지난달 평균 거래가격은 27만4200원 수준으로 4월(31만8400원)보다 13.8% 떨어졌다.

이보다 용량이 적은 인텔 'X25-V 40기가'도 12만9000원으로,15만원 대에서 거래됐던 4월 말 이후 14% 이상 내렸다.

삼성전자 제품도 비슷한 양상이다. 삼성 64기가급(모델명:MMCRE64G5MXP)의 경우 4월 평균 20만8500원에서 지난달 19만4700원대로 떨어진 데 이어 이날 18만7000원대로 하락했다. 4월 42만5700원 선에서 거래된 삼성 128기가급도 지난달 40만원대로 내려간 데 이어 이날 37만9400원으로 떨어졌다.

SSD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공급초과에다 이르면 이달에 신제품이 나올 수도 있다는 소문이 시장에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여민기 다나와 카테고리매니저는 "인텔이 10일 국내 판매대리점 등을 대상으로 제품 설명회를 가질 예정인데 당일 SSD 신제품을 집중 소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윤창진 컴퓨존 팀장은 "SSD 핵심부품인 플래시메모리가 과거에 비해 가격이 많이 싸진 것도 가격 하락의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가격이 낮아지면서 판매량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다나와 관계자는 "지난달 인텔 40기가급 판매량은 1월에 비해 10배가량 증가했으며 다른 모델도 1월 대비 2배 이상 많이 팔렸다"고 전했다.

SSD는 용량이 적으면서도 데이터 처리속도가 빠르고 소음이나 발열 현상이 없어 게임 및 컴퓨터 마니아층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올 1월부터 일부 게임서비스에 대해 SSD서버를 도입했다. 그러나 가격이 HDD에 비해 여전히 3~5배가량 비싸 아직 일반 컴퓨터 사용자들까지 폭넓게 사용되지는 못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