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신용부문(은행)이 올해 1분기에 약 13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다른 은행들이 같은 기간 올린 순이익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반면 상호금융회사인 농협 지역조합들은 7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려 대조를 보였다.

농협중앙회는 올해 1분기 신용부문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52억원 늘어난 1359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명목순이자마진(NIM) 2.12%,총자산수익률(ROA) 0.28%,자기자본이익률(ROE)은 4.58%였다.

농협의 총 자산은 196조5809억원으로 국내 은행 중 네 번째로 많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다른 주요 은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민(5203억원) 우리(4598억원) 신한(5886억원) 등 농협보다 자산 규모가 큰 은행에 비해서는 4분의 1 수준이다. 하나(3061억원) 기업(3765억원) 외환(3182억원) 등 자산 규모가 작은 은행에 비해서도 3분의 1 정도다.

농협 신용부문의 순이익이 다른 은행보다 적은 이유는 이익을 경제부문(유통) 적자를 메우는 데 쓰기 때문이다. 농협의 사업은 크게 신용부문과 경제부문으로 나눠져 있다. 경제부문은 2006년부터 매년 1000억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1분기에도 신용부문에서 532억원이 교육지원사업 명목으로 빠져 나갔는데,이 돈 중 일부는 경제사업 지원에 쓰였다. 현재 신용부문의 경제사업 지원 누적액은 1조9800억원이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신용부문과 경제부문을 분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농업협동조합중앙회법 개정안을 상정했으나 국회에서 통과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농협 지역조합은 1분기에 74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총 자산(225조원)은 농협 신용부문(196조원)과 비슷하지만 순이익은 5배 이상 많았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169.7%(4674억원) 늘었다. 농협 지역조합은 중앙회에 속한 신용부문과는 별도 법인이며 전국에 1174개의 법인(영업점 4290개)이 있다.

농협 관계자는 "지역조합의 경우 충당금 적립 부담이 적고 중앙회보다 고금리로 대출을 운영하기 때문에 수익이 많이 났다"며 "지역조합은 제2금융권으로 분류되므로 중앙회와 실적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농협을 포함해 수협 신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회사들의 1분기 당기순이익이 8343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241.5%(5900억원) 증가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2376개 단위조합의 총 자산은 비과세 예금 한도 확대에 따른 예탁금 증가에 힘입어 285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4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태훈/강동균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