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설계-60대 실전사례] 이자만으론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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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서울 용산구에 사는 김인호(64)라는 사람이다. 최근 둘째를 결혼시키고 나서야 그동안 구체적인 은퇴자산 운용 계획이 없었음을 실감하고 있다. 부모로서 할 일은 다 했다 싶은 뿌듯한 생각도 들지만 앞으로 남은 20~30년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단 거주하고 있는 주택은 부부가 끝까지 보유할 계획이다. 이 밖에 △은행예금 5억원 △펀드 1억원 △주식 1억원 △시가 1억원 상당의 오피스텔 1채 등이 있다. 지방에 있는 선산은 자녀에게 물려줄 생각이다. 둘째가 결혼 전에는 함께 살면서 생활비 일부를 부담했지만 이제는 예금이자 외에 이렇다 할 수입원이 없다. 예금에서 나오는 이자가 월평균 140만원,오피스텔 월세가 50만원 정도인데 생활비로는 아무래도 부족하다.
A.김씨 부부가 희망하는 은퇴자산의 운용 조건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현재의 생활수준을 부부 모두 사망할 때까지 유지할 것.둘째 보유 자산에 대한 권리 행사를 부부가 끝까지 할 수 있을 것.셋째 목돈을 쥐고 있다가 돈도 잃고 마음도 무너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 등이다.
60대 이상 부부의 은퇴자산 운용계획의 핵심은 지속적인 현금흐름 창출이다. 그것도 일정기간이 아닌 종신토록 가능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목돈을 예치해 놓고 이자만 받으면 되겠지 하는 인식으로는 부족하다. 왜냐하면 인플레이션과 금리 변동,세금 등 넘어야 할 벽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김씨 부부는 여건이 좋은 편에 속한다. 일단 거주 중인 주택 외에 은퇴 생활비로 가용할 수 있는 자산 8억원이 있고 자녀 결혼이라는 큰 지출도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것은 현재 가치로 매달 250만원의 생활비가 종신토록 지급되게 하는 것이다. 아울러 여행비용과 같은 비정기적 지출을 대비한 유동성 확보도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다.
◆매달 일정액 받으려면 연금상품 이용을
매달 일정한 현금 소득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수단은 연금자산이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이 이에 해당한다. 김씨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턱없이 짧았던 탓에 60세 되던 해 일시금으로 수령했지만 현재 59세인 부인은 8년간 국민연금을 불입한 기록이 있다. 따라서 부인은 만 60세 이후에도 국민연금 임의가입자로 10년을 채워 납입하면 매달 약 30만원의 국민연금을 종신토록 받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불입금액 대비 최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생활비 확보가 가능하다.
다음으로는 목돈을 활용한 일시납 연금을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 일시납 연금은 수령기간을 종신으로 설정하도록 하되,부부 두 사람 모두 사망할 때까지 지급되는 상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 김씨 부부가 희망하는 월 생활비 250만원에서 국민연금 30만원을 차감한 220만원의 가치만큼 종신토록 지급받기 위해서는 5억원을 일시납 연금보험에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물가상승률 3%,투자기간 목표수익률 4.8% 기준).
일시납 연금에 투자하고 남은 자금 중 5000만원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1년치 생활비와 여행경비 명목으로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예치해 비정기적 지출을 대비하도록 하자.3000만원은 생계형저축에 넣어 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는 게 좋다. 2000만원은 신협이나 새마을금고의 조합원 예탁금으로 예치,절세효과를 높이자.단 생계형저축은 만 60세 이상인 사람이 3000만원까지만 가입할 수 있다.
◆투자상품은 물가연동국채 고려를
은퇴생활자에게 젊은 세대와 같은 공격적인 투자를 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안전성 위주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 역시 은퇴생활 기간이 최소 20년에 이른다는 점에서 현명하지 않을 수 있다. 은퇴생활 기간에도 자산 중 일부분은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도록 자산을 배분하는 게 바람직하다.
먼저 원금은 보장되면서도 물가상승 위험에서 금융자산의 가치를 보호받을 수 있는 물가연동국채를 추천한다. 물가연동국채는 10년 만기 채권으로 연간 약 2.5%의 이자를 지급하고,여기에 소비자 물가상승률만큼 추가 수익을 지급한다. 만약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라면 물가연동국채 수익률은 6.5%에 달하게 된다.
여기에 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가격이 상승하면 자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표면이자에 대해서만 과세하고 물가상승률에 따른 원금 증가분은 비과세된다. 아울러 분리과세 신청이 가능하고 6개월마다 이자가 지급되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두 번째 대안으로 펀드와 랩어카운트를 들 수 있다. 랩어카운트란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주식 채권 펀드 등을 하나의 계좌로 싸서(wrap) 운용하는 투자상품이다. 종목(펀드) 선택,매수 및 매도 타이밍 등을 전문가가 알아서 해준다. 펀드에 비해 운용의 탄력성이 높아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위험도 그만큼 높다. 최근에는 투자자문사의 자문을 받아 운용하는 '자문형 랩'이 인기가 높은데 자문사마다 표방하는 운용 스타일이 다르므로 본인 성향에 맞는 랩어카운트를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하여 선택하도록 하자.
결론적으로 투자용 자산은 물가연동국채를 통해 안전성 위주에 수익성을 가미하고,주식형펀드로는 그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며 일부는 랩어카운트에 배분,고수익을 노리는 방식이 좋을 듯하다.
◆오피스텔은 매각하는 게 좋아
보유하고 있는 오피스텔은 연 6%의 임대소득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공실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데다 김씨 스스로도 관리의 번거로움을 느끼고 있어 매각하는 게 좋겠다. 임대소득에 대해 많은 은퇴생활자들이 희망적인 기대를 하고 있으나 표면적인 수익 이면에는 공실 위험,보유세,중개수수료,관리보수비 등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 같은 부대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부동산에만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게 낫다.
거주 중인 주택은 부부의 희망대로 계속 보유해도 필요한 은퇴자금 마련이나 보유세 부담 면에서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녀에게 물려줄 계획인 지방의 선산은 보유 자체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으므로 가급적 빠른 시기에 증여하는 게 절세 차원에서 유리하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도움말=정재기 FN스타즈 PB
A.김씨 부부가 희망하는 은퇴자산의 운용 조건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현재의 생활수준을 부부 모두 사망할 때까지 유지할 것.둘째 보유 자산에 대한 권리 행사를 부부가 끝까지 할 수 있을 것.셋째 목돈을 쥐고 있다가 돈도 잃고 마음도 무너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 등이다.
60대 이상 부부의 은퇴자산 운용계획의 핵심은 지속적인 현금흐름 창출이다. 그것도 일정기간이 아닌 종신토록 가능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목돈을 예치해 놓고 이자만 받으면 되겠지 하는 인식으로는 부족하다. 왜냐하면 인플레이션과 금리 변동,세금 등 넘어야 할 벽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김씨 부부는 여건이 좋은 편에 속한다. 일단 거주 중인 주택 외에 은퇴 생활비로 가용할 수 있는 자산 8억원이 있고 자녀 결혼이라는 큰 지출도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것은 현재 가치로 매달 250만원의 생활비가 종신토록 지급되게 하는 것이다. 아울러 여행비용과 같은 비정기적 지출을 대비한 유동성 확보도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다.
◆매달 일정액 받으려면 연금상품 이용을
매달 일정한 현금 소득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수단은 연금자산이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이 이에 해당한다. 김씨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턱없이 짧았던 탓에 60세 되던 해 일시금으로 수령했지만 현재 59세인 부인은 8년간 국민연금을 불입한 기록이 있다. 따라서 부인은 만 60세 이후에도 국민연금 임의가입자로 10년을 채워 납입하면 매달 약 30만원의 국민연금을 종신토록 받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불입금액 대비 최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생활비 확보가 가능하다.
다음으로는 목돈을 활용한 일시납 연금을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 일시납 연금은 수령기간을 종신으로 설정하도록 하되,부부 두 사람 모두 사망할 때까지 지급되는 상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 김씨 부부가 희망하는 월 생활비 250만원에서 국민연금 30만원을 차감한 220만원의 가치만큼 종신토록 지급받기 위해서는 5억원을 일시납 연금보험에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물가상승률 3%,투자기간 목표수익률 4.8% 기준).
일시납 연금에 투자하고 남은 자금 중 5000만원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1년치 생활비와 여행경비 명목으로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예치해 비정기적 지출을 대비하도록 하자.3000만원은 생계형저축에 넣어 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는 게 좋다. 2000만원은 신협이나 새마을금고의 조합원 예탁금으로 예치,절세효과를 높이자.단 생계형저축은 만 60세 이상인 사람이 3000만원까지만 가입할 수 있다.
◆투자상품은 물가연동국채 고려를
은퇴생활자에게 젊은 세대와 같은 공격적인 투자를 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안전성 위주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 역시 은퇴생활 기간이 최소 20년에 이른다는 점에서 현명하지 않을 수 있다. 은퇴생활 기간에도 자산 중 일부분은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도록 자산을 배분하는 게 바람직하다.
먼저 원금은 보장되면서도 물가상승 위험에서 금융자산의 가치를 보호받을 수 있는 물가연동국채를 추천한다. 물가연동국채는 10년 만기 채권으로 연간 약 2.5%의 이자를 지급하고,여기에 소비자 물가상승률만큼 추가 수익을 지급한다. 만약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라면 물가연동국채 수익률은 6.5%에 달하게 된다.
여기에 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가격이 상승하면 자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표면이자에 대해서만 과세하고 물가상승률에 따른 원금 증가분은 비과세된다. 아울러 분리과세 신청이 가능하고 6개월마다 이자가 지급되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두 번째 대안으로 펀드와 랩어카운트를 들 수 있다. 랩어카운트란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주식 채권 펀드 등을 하나의 계좌로 싸서(wrap) 운용하는 투자상품이다. 종목(펀드) 선택,매수 및 매도 타이밍 등을 전문가가 알아서 해준다. 펀드에 비해 운용의 탄력성이 높아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위험도 그만큼 높다. 최근에는 투자자문사의 자문을 받아 운용하는 '자문형 랩'이 인기가 높은데 자문사마다 표방하는 운용 스타일이 다르므로 본인 성향에 맞는 랩어카운트를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하여 선택하도록 하자.
결론적으로 투자용 자산은 물가연동국채를 통해 안전성 위주에 수익성을 가미하고,주식형펀드로는 그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며 일부는 랩어카운트에 배분,고수익을 노리는 방식이 좋을 듯하다.
◆오피스텔은 매각하는 게 좋아
보유하고 있는 오피스텔은 연 6%의 임대소득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공실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데다 김씨 스스로도 관리의 번거로움을 느끼고 있어 매각하는 게 좋겠다. 임대소득에 대해 많은 은퇴생활자들이 희망적인 기대를 하고 있으나 표면적인 수익 이면에는 공실 위험,보유세,중개수수료,관리보수비 등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 같은 부대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부동산에만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게 낫다.
거주 중인 주택은 부부의 희망대로 계속 보유해도 필요한 은퇴자금 마련이나 보유세 부담 면에서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녀에게 물려줄 계획인 지방의 선산은 보유 자체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으므로 가급적 빠른 시기에 증여하는 게 절세 차원에서 유리하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도움말=정재기 FN스타즈 P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