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 중복사업 교통정리…하이패스, '전선'에 몰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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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간 경쟁보다 시너지"
LED사업도 정리 나설듯
LED사업도 정리 나설듯
LS그룹이 하이패스 단말기,LED(발광다이오드) 조명 등 계열사들이 중복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교통정리에 나섰다. 2003년 LG가(家)에서 분리한 LS그룹이 각개 약진한 계열사 간에 겹치는 사업들을 정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S그룹 고위 관계자는 6일 "LS전선과 LS산전을 중심으로 중첩된 사업부문을 정리하고 지속적인 인수 · 합병(M&A)을 통해 핵심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조정의 첫 대상은 하이패스 단말기 사업으로 정했다. LS는 산전이 맡고 있던 단말기 사업을 정리해 전선으로 몰아주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번 사업조정은 LS그룹의 경영기조가 형제간 경쟁이 아닌 형제간 협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2003년 LS가 LG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구평회 E1 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LS전선 회장과 구자균 LS산전 부회장이 각각 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맡아 경영하고 있다. 이들은 신사업 발굴에 전념하면서 LS전선은 초고압 전선과 해저케이블,산전은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전기자동차용 부품(산전) 등을 기업의 핵심사업으로 자리잡게 만드는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신사업발굴 과정에서 사업영역이 넓어지자 유사한 업종에 함께 진출하는 일이 벌어지게 됐다. 대표적인 것이 하이패스 단말기 사업이었다. LS산전은 신사업으로 추진해온 RFID(전자태그) 사업과 시너지효과가 높다고 판단해 2008년 6월 하이패스 단말기를 직접 생산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LS전선이 자회사인 코스페이스를 통해 하이패스 단말기를 만들어내면서 두 회사는 사실상 경쟁에 돌입했다.
그러나 하이패스 단말기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자 형제간 경쟁을 접고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룹내에서 일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LS전선이 하이패스 사업을 담당하고 LS산전은 단말기 사업 대신 하이패스 시스템을 공급하는 사업(전력 솔루션)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교통정리를 마쳤다. LS산전 고위 관계자는 "하이패스 외에도 계열사간 중복 사업을 정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이패스 외에 LED 사업도 정리대상이 될 것으로 그룹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LS전선은 LED 조명과 가로등 사업을 하고 있고 LS산전은 조명과 시스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