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에 있는 반도체장비,LCD,태양광 및 공장자동화 전문기업인 에버테크노.올초 연간 매출을 1500억원으로 잡았던 이 회사는 지난달 20일 창립 10주년 행사에서 30% 상향한 1800억원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최근 LCD 및 반도체 경기 호조 덕분이다. 매년 안정된 성장세를 이어온 이 회사는 내친 김에 2020년 매출 2조원 달성을 장기 비전으로 내걸고 재도약을 위한 비전을 선포했다.

휴대폰 생산 및 검사 자동화장비 생산업체로 시작한 이 회사는 2000년 문을 연 이후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면서 다양한 아이템의 포트폴리오를 갖춘 자동화 장비 전문회사로 입지를 굳혔다. '강하고 큰 기업'을 지향하며 주력 아이템인 장비사업 외에 차세대 유망 산업인 신 · 재생에너지와 자원개발 부문에 집중 투자,올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해 주목받고 있다. 에버파이어니어(자원개발),에버솔라에너지(태양광발전 시스템),에버메트로(LVDS 케이블),에버브라이튼(LED 디스플레이 및 라이트닝) 등 계열사들은 지난해 4분기부터 매출을 일으키기 시작해 올해 전 계열사 포함,4000억원 매출 목표 달성 가능성을 밝게 해주고 있다.

태양광 모듈 제조 및 발전 시스템 사업을 수행하는 에버솔라에너지는 지난해 2.3㎿ 자가발전소를 가동하면서 수주 실적을 올렸다. 올해는 국내 약 5~6㎿,해외 20㎿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추진 중이다. LED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에버브라이튼은 LED 칩을 이용해 가로 1m,세로 0.5m의 모듈을 만들어 블록으로 쌓아 가로 또는 세로로 원하는 만큼의 초대형 스크린을 통해 HD급 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 제품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에버파이어니어는 해외 자원개발을 담당하는 계열사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유연탄 트레이딩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 약 100만t 이상을 생산,현지 전력청 및 발전소에 장기 공급할 예정이다. 고화질 LCD와 LED TV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부품을 개발하고 있는 에버메트로는 LVDS 케이블을 개발하고 베트남 현지 공장에서 양산을 준비 중이다. 국내 및 해외 TV 제조 메이커 납품을 위해 최근 샘플 공급과 품질 검증 작업을 벌였다. 이 회사의 LVDS 케이블은 우수한 방송 및 디지털 신호전송 품질을 인정받아 앞으로 프린터,내비게이션,LCD 모니터 등에도 폭넓게 쓰일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으로 큰 성장이 기대되는 아이템이다.

에버테크노의 고속성장 원동력은 앞선 기술력이다. 이 회사는 지난 10년간 수주받아 납품한 자동화 장비 가운데 실패하거나 클레임을 당한 사례가 단 1건도 없다. 전 직원의 50%(170여명)가 기술개발 인력이다. 매년 평균 10건이 넘는 특허를 출원,지금까지 140여건의 국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뛰어난 기술력 덕택에 경쟁사보다 싼 값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회사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휴대폰검사 자동화장비도 창업 초기 기존 동종 장비에 비해 3배 이상의 생산성을 내 삼성전자 휴대폰검사 자동화장비를 독점 공급하기도 했다. 2003년부터는 LCD장비 사업에 진출해 이 품목 하나로 2008년 1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LCD 물류장비 분야 리딩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뿐만 아니다. 지난 3년간 개발한 반도체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는 반도체 메모리 1024개를 동시에 검사할 수 있어 경쟁사 대비 낮은 가격은 물론 30% 이상의 앞선 성능을 자랑한다. 회사 측은 "현재 발표된 반도체 FAB 투자 이후 후공정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경우 새로운 효자 아이템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버테크노는 지난해 말 대대적인 조직 개편으로 전열을 재정비,힘찬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 태양광 모듈 제조장비를 개발,생산하는 에너지&신규사업팀은 중국 태양광 모듈 제조사인 선텍(Suntech)에 대한 첫 수출에 성공했다. 또 S에너지와 일본 니신보사에 태양광 모듈 장비를 공급했다. 회사 내에서 가장 큰 규모인 FPD사업팀은 LCD와 AMOLED 부문의 장비를 전담하면서 올 1분기 매출 209억원,수주 잔액 381억원 등 최대의 성과를 올렸다. 반도체 FAB 공정의 물류를 맡은 반도체 물류사업팀은 지난해 처음으로 17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지난해 대비 2배 이상의 성장이 기대된다.

정백운 대표는 "창사 이래 지난 10년간 매년 평균 60% 이상의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2020년까지 매출 2조원의 강하고 큰 기업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산=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