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내수 진작을 위해 시행해 온 가전제품에 대한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을 크게 확대함에 따라 삼성전자LG전자 하이닉스 등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구환신은 중고 가전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체할 때 정부가 판매가의 10%를 보조해 주는 제도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과 상하이 톈진 장쑤성 저장성 산둥성 광둥성 푸저우 창사 등 9개 성과 시를 대상으로 지난해 6월부터 1년 동안 이 제도를 시행해 왔다.

3일 중국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이달 1일부터 가전제품 이구환신 적용 도시를 기존 9개에서 28개 성과 시로 확대하고 시행 시기도 내년 말까지 연장키로 했다. 추가된 성과 시는 허난 허베이 후베이 후난 푸젠 샤먼 장씨 산시(陝西) 산시(山西) 랴오닝 다롄 지린 헤이룽장 안후이 쓰촨 충칭 귀저우 간쑤 칭하이 등이다.

수혜 대상은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컴퓨터 등 종전대로이며,보조금 규모도 바뀌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보조금을 가전업체에 주고 소비자는 보조금에 해당하는 만큼을 할인받아 구매하는 방식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전략 · 경제대화에서 중국이 내수진작책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이은택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농촌에서 저가의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보조해 주는 가전하향(家電下鄕) 정책과 달리 이구환신은 해당 제품이 비싸더라도 보조해 주기 때문에 고가 제품 위주로 판매하는 한국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중국 매출 증가세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중소 도시들의 PC 수요까지 자극해 D램 업체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며,중국 내 D램 시장점유율이 40%에 이르는 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가전제품 이구환신 정책 확대에 맞춰 베이징 등 대도시 중심의 영업 정책에서 벗어나 지방 소도시 전역으로 유통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도 난징과 선양 두 곳뿐인 중국 내 원스톱 서비스센터 'LG 마스터 센터'를 연말까지 중국 전역의 15개 주요 도시로 확대하기로 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