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이 신용평가사들을 옹호하고 나섰다. 미국 정부와 유럽연합(EU)이 신용평가사들을 강력히 규제키로 한 방침에 맞서는 입장이다.

버핏은 2일 미 의회의 금융위기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3억명의 미국인들과 같은 실수를 한 무디스 경영진을 비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같은 신용평가사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채권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줬지만 자신을 포함한 미국인 모두가 주택 거품이 터질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버핏의 투자전문회사 벅셔해서웨이는 2000년 무디스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날 그의 옆에는 레이먼드 맥대니얼 무디스 최고경영자(CEO)가 앉아 "모기지 연계 채권을 잘못 평가한 것은 정말 실망스럽다"며 "그러나 신용평가는 하나의 수단이지 그것 자체가 채권을 사라거나 팔라거나 하는 (투자 판단의) 기준은 아니지 않나"고 항변했다.

버핏은 또 "미국 지방정부가 발행한 채권이 몇 년 안에 끔찍한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 "그때가 되면 연방정부가 구제에 나설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