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환경이 불안할수록 주목받는 상품 중 하나가 채권이다. 주식과 달리 원금 손실 우려가 적은 데다 경우에 따라 은행 정기예금보다 높은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의 동향을 나타내는 지표격인 국고채 3년물 유통수익률은 지난 13일부터 다시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는 채권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럽 국가들의 재정 리스크가 재부각되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채권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흐름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채권혼합형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다. 이 펀드는 채권과 주식에 분산투자하지만 채권의 비중을 높게 가져간다. 즉 채권의 안정성에 주식의 수익성을 일부 가미한 상품이다. 최근 공모주 인기가 높아지면서 주목받고 있는 공모주펀드 역시 채권혼합형 펀드의 일종이다.

김현수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차장은 "요즘처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시기에는 채권혼합형 펀드가 가지고 있는 안정성이 큰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으므로 투자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향후 주식시장이 반등할 경우 일반 채권형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더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채권혼합형 펀드는 주 투자대상이 채권이기 때문에 시중 금리의 움직임에 항상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금리가 올라갈 경우 채권가격은 떨어져 불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펀드 투자로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은 회사채에 직접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회사채의 경우 정기적인 이자 수입뿐 아니라 채권가격 상승시 매매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낮은 은행 이자가 불만인 투자자들에게는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하면 그 물량 일부를 인수한 뒤 지점 창구를 통해 개인들에게 소매 판매하고 있다. 현재 증권사에서 판매되고 있는 소매채권으로는 신한카드,대한항공,금호생명보험,현대엘리베이터,현대카드 등이 있다.

주의할 점은 회사채의 경우 발행 기업의 자금사정이 악화될 경우 원금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김일구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한 분위기"라며 "금리 수준이 조금 낮더라도 우량 회사채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6월 발행이 재개되는 물가연동 국고채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이 채권은 물가가 오르면 그만큼 원금과 이자를 더 지급하기 때문에 물가 상승에 따른 채권의 실질가치 하락을 막을 수 있다. 또 만기가 10년으로 분리과세가 돼 절세 효과도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