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 증시는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방향성을 탐색하는 과정을 거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증시가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을 바탕으로 단기 반등 시도를 이어갈 수 있겠지만 남아있는 대내외 부담 요인들이 상충되는 과정이 나타나면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로화 급락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유럽발 재정위기 문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기에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고,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단기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아울러 증권업계에서는 코스피 지수의 추세적 상승이 수급상 외국인 매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데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26일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조를 이어갔다.

26일(현지시간) 중국이 유로존 국채 투자 축소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였다는 점 역시 투자심리에 부담 요인이 될 관측이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69.30포인트(0.69%) 하락, 1만선이 무너졌다. 9974.45로 장을 마쳤다. S&P500 지수는 6.08포인트(0.57%), 나스닥 종합지수의 경우 15.07포인트(0.68%) 하락했다.

◆ 동양종금증권 "단기 반등시도 지속 전망…IT·車 관심"

동양종금증권은 코스피 지수의 단기 반등 시도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기존 주도주인 IT(정보기술)와 자동차 업종에 관심을 갖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 이재만 애널리스트는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남아 있지만 수급상황이 다소 개선되면서 추가적인 단기 반등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업종별 등락은 펀더멘털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낙폭과대 업종보다는 기존 주도주인 IT와 자동차 등에 관심을 갖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달 이후 한국 시장에서의 외국인 투자자 매도 강도는 대만, 태국,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신흥아시아 국가 가운데 태국에 이어 두번째로 강하게 진행됐다고 이 애널리스트는 전했다. 이는 태국과 한국의 내부적 위험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된다면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공세도 약화될 여지가 있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그는 "IT와 자동차 업종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낙폭과대 업종인 기계, 보험을 포함한 금융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IT와 자동차 업종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작년 하반기 이후 최고 수준을 넘어섰고, 기계와 금융 업종은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 한양증권 "불안요인 남아…단기반등 목표치 1620"

한양증권은 증시의 대내외 불안요인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는 단기 트레이딩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 임동락 애널리스트는 "기술적 반등 구간이지만 증시의 가격 조정을 야기한 불안요인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주변 여건 개선 없이 반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는 코스피 지수 반등 목표치는 1620"라고 밝혔다.

유로화 급락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남유럽 재정위기 문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이르고, 3개월 리보금리와 TED 스프레드(3개월물 미국 국채 수익률과 리보간 격차)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신용경색 우려에 대한 시장의 시각의 변화가 없다는 설명이다.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낮다고 가정해도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단기적으로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여지가 남아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외국인의 현물 시장 매도가 이어지고 있고, 선물시장에서도 뚜렷한 환매수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주변 여건의 개선 없이 낙폭과대의 반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는 코스피 지수의 기술적 반등 목표치는 장중 직전 고점(1757)과 저점(1532)의 피보나치 되돌림 38.2%를 적용할 경우 1620에 해당된다"며 "펀더멘털(기초체력) 매력이 부각되기 전까지 투자심리나 수급구도에 따라 불안정한 등락이 나타날 전망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트레이딩 관점의 접근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 부국증권 "6월 코스피 회복세 보일 듯…1550~1650 전망"

부국증권은 다음달 코스피 지수가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며 1550~1650 구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 엄태웅 애널리스트는 "이달 진행된 기존 악재의 재부각에 따른 조정으로 세계증시가 바닥권 수준에 다다랐다고 판단된다"며 "현 시점은 기술적 반등이 예상되고, 다음달 코스피 지수는 풍부한 유동성, 양호한 기업 실적 전망 등에 의해 기존 악재의 해소와 함께 낙폭 회복 과정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여러 악재가 계속되면서 단기적으로 코스피 지수의 출렁임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한국증시의 저점 형성과 함께 낙폭 회복 가능성이 점차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한국증시의 불안정한 수급상황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유로존 각나라들 간의 이해조정으로 쉽사리 해결되지 못할 전망이고, 세계 경기 모멘텀이 둔화될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현 시점에서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도 수급공백이 이어지는 한 그 수준이 크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에 우선 1600선 회복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업종별로는 이익 모멘텀이 지속되는 IT, 자동차에 대해 관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고, 중국 위안화 절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음식료·화장품 등의 주가 흐름이 양호할 전망"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