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게임업계의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 업계 선두권 업체를 필두로 네오위즈게임즈, CJ인터넷 등 상위권 업체들도 M&A 대열에 가세하면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대형 게임업체들이 우수한 개발사 인수를 통해 매출 확대와 개발인력 확보, 해외시장 진출을 꾀하기 위한 것으로 당분간 M&A 추진 소식이 계속 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1~2년간 티쓰리엔터테인먼트-한빛소프트, NHN게임스-웹젠, 넥슨-네오플, 드래곤플라이-판타그램 등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M&A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게임업계에서는 올해 들어 그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M&A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업계 선두인 넥슨이다. 넥슨은 이달 초 게임개발사 엔도어즈의 최대 주주였던 권성문 회장 지분을 포함해 총 67%의 주식을 인수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한 데이어 지난 26일에는 서든어택, 데카론 개발사로 유명한 게임하이의 지분 약 30%를 732억원에 인수했다. 온라인 게임 개발사로 시작해 대형 퍼블리셔로 성장한 넥슨은 엔도어즈와 게임하이 인수로 다중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과 1인칭슈팅(FPS)게임 개척에도 나섰다. 그동안 자체 개발작 성공에 집중해 온 엔씨소프트도 최근 외부 개발사에 대한 투자를 늘린 데 이어 이달에는 게임개발사 넥스트플레이 지분 65%를 확보하면서 M&A 시장에 뛰어들었다. 넥스트플레이는 크레이지 아케이드 등 인기 캐주얼게임을 만든 개발자들이 모여 설립한 회사로 엔씨소프트는 2007년 넥스트플레이의 펀치몬스터 서비스를 시작했다가 이번에 아예 인수에 성공했다. 네오위즈게임즈 역시 지난 20일 세븐소울즈로 유명한 온라인 게임 전문 개발사인 씨알스페이스의 지분 49%를 127억원에 인수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했고, CJ인터넷은 지난 2월 씨드나인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소위 게임업계 빅5 업체 대부분이 올해 들어 1개 이상의 M&A에 성공한 셈이다. 여기에 빅5 중 하나인 NHN 한게임 역시 올해 본격적인 퍼블리셔로 나서는 동시에 외부 개발사에 대한 지분 투자는 물론 M&A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게임업계에 M&A 바람이 부는 것은 우선 중소업체 중 자금난을 겪거나 대주주가 현금화를 원하는 곳이 생기면서 M&A 시장에 매력적인 매물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게임업체 입장에서도 M&A는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매출을 확대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로 여겨진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등은 자체 개발인력을 통해 게임 개발에 주력하는 동시에 퍼블리셔의 역할도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은 음악, 영상, 스토리 등 수많은 콘텐츠 요소들이 결집된 종합 엔터테인먼트 성격을 지닌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게임 자체의 퀄리티가 높다고 평가받더라도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아 흥행에 실패할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통상 게임 개발사들이 신작 게임을 개발하는 기간은 적어도 2년, 길게는 3~4년이 소요되고 비용 역시 마케팅비 등을 감안하면 5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막대한 비용과 시간 투자에도 불구하고 시장 포화로 성공 확률이 갈수록 낮아지면서 대형업체들은 이미 성공한 개발사 인수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동안 충분한 현금을 비축해 놓은데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유망 개발사를 인수하면 몇 년 안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넥슨의 경우 네오플 인수에 3천900억원을 써 인수 당시에는 너무 비싸게 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던전앤파이터가 흥행하면서 네오플은 지난해 매출 1천558억원에 영업이익 1천314억원을 기록, 넥슨의 네오플 인수 자체가 대박이 되고 있다. 현 추세라면 불과 3년 안에 인수비용을 완전히 회수하게 되기 때문이다. 통상 온라인 게임의 수명은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이상으로 평가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넥슨은 네오플 인수로 앞으로 최소 수천억원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넥슨 관계자는 "던전앤파이터가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으면서 중국으로부터의 로열티 매출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