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문화나눔 활동은 2002년부터 시작됐다. 전국 10개 도시를 순회하며 진행한 '금난새 서울 오케스트라 공연'이 KT 문화나눔 활동의 시발점이다. KT는 당시 대부분의 공연과 전시가 서울에 집중되면서 발생하는 '문화소외' 현상을 줄이기 위해 이 공연을 기획했다. 이후 대구 · 강원 지역 13개 보육시설 아동들을 대상으로 문화공연을 체험하는 행사도 마련했다.

최근 들어 KT는 'KT 공간을 통한 차별화된 문화 메세나(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활동'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석채 KT 회장은 "메세나는 고객과 기업이 예술을 매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고 동시에 문화예술 산업도 육성할 수 있어 상호 이익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KT 아트홀은 기업의 문화나눔 활동 가운데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 꼽힌다. KT 아트홀은 예전에는 KT의 유선통신(전화) 가입자들의 민원 업무를 처리하던 전화국이었다. KT는 2006년 '누구나 편하고 즐겁게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도로 300여평에 달하는 기존 광화문 사옥 1층 전화국을 시민들에게 공연장으로 개방했다. 2007년 시작한 재즈 공연의 경우 지난해 말 리뉴얼 공사에 들어가기까지 20만명에 육박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KT 아트홀은 지난달 6개월간의 공사 끝에 새 단장을 마치고 'KT 올레 스퀘어'로 이름을 바꿔 다시 문을 열었다. 올레 스퀘어는 약 3300㎡(1000평) 규모로 공연장인 '드림 홀'과 초록빛 자연을 느끼며 무료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에코 라운지',IT체험을 할 수 있는 '쿡앤쇼 서비스 라운지' 등으로 꾸며져 있다. 각각의 공간마다 운영,상담,안내 등을 담당하는 상주 직원 총 35명을 두고 있다. 올레 스퀘어는 내외부 전체 공간이 쿡앤쇼존으로 구축돼 어디서나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또 체험 라운지 곳곳에 노트북과 터치식 디지털 테이블 등이 비치돼 있어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올레 스퀘어는 기존 전시형 홍보관 이미지에서 벗어나 테마별 라운지에서 첨단 IT기기와 콘텐츠를 직접 체험해보면서 방문객 스스로가 재미와 즐거움을 찾도록 꾸며졌다. KT 특유의 '역발상 경영'에 걸맞게 이용 방식도 통념을 깨고 기존 방식을 뒤집은 셈이다.

KT 아트홀 시절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던 음악공연은 예전과 같이 진행된다. 관람료도 1000원으로 동일하다. 공연 수익금 전액이 청각장애 아동을 위한 디지털 보청기 지원사업에 쓰인다. 시민들이 부담없는 금액으로 공연을 즐기면서 소외된 이웃을 돕는 데 동참하게 하기 위해서다. 음악공연은 평일에는 재즈공연 중심으로 진행되며 주말에는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기획공연이 선보일 예정이다. KT는 저녁 공연 시간을 뺀 나머지 시간에 공연장을 개방해 강의 토론회 등 다양한 행사가 이뤄질 수 있게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방문객들의 이용 편의성도 크게 개선됐다. 올레 스퀘어는 명절을 제외한 연중무휴로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돼 광화문 인근의 대표적인 쉼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건물 안팎에서 약 200석 규모로 마련된 카페에서는 커피와 와플 등을 먹으며 담소와 휴식을 즐길 수 있다.

KT가 지난해 서울 양천구 목동 KT 정보통신센터에 세운 'KT 체임버홀'은 공연장을 찾아보기 힘든 서울 서부 지역에서 클래식 전문 공연장으로 시민들의 발길이 끓이지 않고 있다. KT 체임버홀은 16일 개관 1주년을 맞았다. 지난 한 해 동안 22회의 공연이 이루어졌으며 관람객은 8600여명에 달했다. 특히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수준 높은 문화 공연을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는 장소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올해는 9차례 정기공연에 총 3800명이 관람하는 등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KT 체임버홀은 고정 좌석 420석 규모의 대규모 공연장이다. 주차공간이 600대에 달할 정도로 편의시설이 우수하고 공연장으로서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매월 격주 토요일 오후마다 실내악과 오케스트라 연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KT와 함께하는 토요일 오후의 실내악' 공연이 열린다. 입장료는 1만원으로 일반적인 클래식 공연과 비교하면 파격적으로 저렴하다. "KT 체임버홀에서 시민들이 훌륭한 문화예술 공연을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하라"는 이석채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