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가 98일 만에 직장폐쇄를 철회했다.

발레오 측은 25일 회사 정문에 붙인 강기봉 대표이사 명의의 공고문을 통해 "지난 2월16일 단행했던 직장폐쇄를 25일 오전 8시를 기해 철회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그러나 전체 618명 근로자 가운데 24일 자정 이전까지 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108명에 대해서는 이달 말까지 자택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발레오는 경비원의 외주화를 놓고 노조가 불법 파업과 태업 등을 벌이자 정상경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직장폐쇄에 들어갔다.

이에 맞서 금속노조가 경주지역 22개 부품업체 노조와 연대투쟁에 나서면서 이 회사의 노사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강경투쟁의 후유증이 커지자 일반 노조원들이 금속노조와 강성 지도부에 정면으로 맞서 조합원 투표로 금속노조를 전격 탈퇴했다. 투표에서 조합원의 95.2%가 금속노조 탈퇴에 찬성했다.

금속노조 경주지부는 산하 지회 중 노조원 수가 최대 규모인 발레오의 일반 노조원들이 강성투쟁 대신 스스로 회사와의 상생을 택했다는 점에서 향후 조직력에 큰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발레오 전장은 현대자동차에 스타터 모터와 교류발전기 등 생산 부품의 70%를 납품하고 있다. 1986년 만도기계 경주공장으로 출범한 뒤 1999년 7월 프랑스 자동차부품 전문그룹인 발레오가 지분 100%를 사들였다.

경주=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