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상장사 잇단 지주사 '변신'…주가에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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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상장사들이 잇따라 지주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KC그린홀딩스, 한미약품, 코오롱 등이 대표적인 곳이다.
그런데 이들 상장사의 주가는 지주사 설립계획을 시장에 공개한 뒤 연일 하락,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지주사 전환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 적이 많았지만, 요즘들어 지주사 전환은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굳이 지주사로 전환하지 않아도 되거나 지주사를 세우는 이유가 불분명할 때 더욱 그렇다는 설명이다.
◆한미약품, 지주사 발표 후 주가하락률 '30%'
국내 대표 제약사인 한미약품은 지난 3월 26일 지주사를 설립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미홀딩스를 존속법인으로, 한미약품을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해 지주사 체제로 변신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그러나 이 계획을 발표한 뒤 '어닝쇼크'까지 겹치며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말까지 하락률은 30%를 웃돌고 있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굳이 지주사로 전환하지 않아도 되거나 지주사로 전한하는 이유가 분명하지 않을 때 지주사 전환은 주가에 악재가 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 지주사 설립에 대해 "해외 임상 등에 쓰일 투자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지주사를 설립, 투자부담을 줄이기 위한 결정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말 지주회사인 코오롱홀딩스와 사업자회사 코오롱인더스트리로 분할, 올 2월초 각각 재상장된 코오롱도 한미약품과 마찬가지로 주가가 하락한 경우다.
코오롱은 상장 당시 2만6000원대에서 거래되던 것이 2만4000원대까지 밀려나 거래가 형성되고 있다.
박대용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주사로 전환한 이후 코오롱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나빠진 것은 아니지만 수급상 코오롱의 주식을 굳이 편입할 이유가 없어진 상황"이라며 "또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코오롱건설, 네오뷰코오롱 등 지분법손실이 비교적 많은 회사들로 인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한 측면도 분명하다"라고 판단했다.
평화정공도 지주회사로의 전환이 오히려 악재가 된 '대표종목'으로 꼽힌다. 지주사 전환 이후 자회사의 영업이익이 줄어들어 두 회사의 시가총액 합이 오히려 더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대주주가 지분확대 위해 지주사 이용…"펀더멘털 변화없다"
상장사들이 그렇다면 특별한 이유 없이 지주사를 왜 설립할까. 대주주가 지분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한 상장사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를 설립할 경우 기존 상장사 보유지분 그대로 지주회사 지분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사들이 지주사로 전환하는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경영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내세우지만, 통상 대주주의 지분을 늘리기 위해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한 기업이 지주사로 전환된다고 해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변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주가에 호재나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는다고 보면 된다"라고 강조했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 이후 영업 자회사에 관한 호재성 재료 등을 노출시켜 신설 및 종속법인의 주가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스킬(활용기술)"이라고 꼬집었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전형적으로 기업이 인적분할을 하지만 기업의 가치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기업의 투명성은 분명히 개선된다는 이점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현행 지주회사법상 상호출자나 자금이전 등을 할 수 없어서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그런데 이들 상장사의 주가는 지주사 설립계획을 시장에 공개한 뒤 연일 하락,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지주사 전환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 적이 많았지만, 요즘들어 지주사 전환은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굳이 지주사로 전환하지 않아도 되거나 지주사를 세우는 이유가 불분명할 때 더욱 그렇다는 설명이다.
◆한미약품, 지주사 발표 후 주가하락률 '30%'
국내 대표 제약사인 한미약품은 지난 3월 26일 지주사를 설립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미홀딩스를 존속법인으로, 한미약품을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해 지주사 체제로 변신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그러나 이 계획을 발표한 뒤 '어닝쇼크'까지 겹치며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말까지 하락률은 30%를 웃돌고 있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굳이 지주사로 전환하지 않아도 되거나 지주사로 전한하는 이유가 분명하지 않을 때 지주사 전환은 주가에 악재가 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 지주사 설립에 대해 "해외 임상 등에 쓰일 투자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지주사를 설립, 투자부담을 줄이기 위한 결정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말 지주회사인 코오롱홀딩스와 사업자회사 코오롱인더스트리로 분할, 올 2월초 각각 재상장된 코오롱도 한미약품과 마찬가지로 주가가 하락한 경우다.
코오롱은 상장 당시 2만6000원대에서 거래되던 것이 2만4000원대까지 밀려나 거래가 형성되고 있다.
박대용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주사로 전환한 이후 코오롱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나빠진 것은 아니지만 수급상 코오롱의 주식을 굳이 편입할 이유가 없어진 상황"이라며 "또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코오롱건설, 네오뷰코오롱 등 지분법손실이 비교적 많은 회사들로 인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한 측면도 분명하다"라고 판단했다.
평화정공도 지주회사로의 전환이 오히려 악재가 된 '대표종목'으로 꼽힌다. 지주사 전환 이후 자회사의 영업이익이 줄어들어 두 회사의 시가총액 합이 오히려 더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대주주가 지분확대 위해 지주사 이용…"펀더멘털 변화없다"
상장사들이 그렇다면 특별한 이유 없이 지주사를 왜 설립할까. 대주주가 지분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한 상장사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를 설립할 경우 기존 상장사 보유지분 그대로 지주회사 지분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사들이 지주사로 전환하는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경영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내세우지만, 통상 대주주의 지분을 늘리기 위해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한 기업이 지주사로 전환된다고 해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변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주가에 호재나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는다고 보면 된다"라고 강조했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 이후 영업 자회사에 관한 호재성 재료 등을 노출시켜 신설 및 종속법인의 주가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스킬(활용기술)"이라고 꼬집었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전형적으로 기업이 인적분할을 하지만 기업의 가치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기업의 투명성은 분명히 개선된다는 이점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현행 지주회사법상 상호출자나 자금이전 등을 할 수 없어서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