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는 레저용 차량인 RV(Recreational Vehicle) 부문에서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첫 번째 강점이다. 스포티지(소형),쏘렌토(중형),모하비(대형)로 이어지는 SUV(Sports Utility Vehicle) 시장에서 풀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미니밴 부문에서도 카니발,카렌스 등의 제품군을 갖고 있다. 국내 미니밴 시장에서는 기아차 외에도 쌍용자동차의 로디우스가 있지만 판매 규모로 볼 때 기아차가 사실상 미니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미니밴 시장에는 과거 현대자동차의 트라제XG가 있었지만,2007년 단종하면서 시장에서 철수한 상태다.

강점은 더 강하게!

지난 4월 기준으로 국내 RV급에서 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은 53.1%로,기아차의 내수시장 전체 점유율(31.3%)보다 월등히 높다. RV라는 중 · 대형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경쟁사 대비 월등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기아차의 제품 구성상 강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

두 번째 강점으로 기아차만의 디자인 정체성을 구축한 점과,과거 취약했던 세단 라인업을 보강한 이후 제품력 강화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세계적 자동차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를 부사장으로 영입한 이후 역동적인 이미지와 '직선의 단순화'라는 기아차의 디자인 정체성이 확립됐다.

이는 신규 출시된 제품의 경쟁력 강화로 나타났고,특히 과거 취약했던 승용세단 부문에서 큰 폭의 개선이 이뤄졌다.

포르테,쏘울 등의 신차 출시는 국내외 소비자들이 기아차의 새로운 디자인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작년 말 판매를 시작한 준대형차 K7은 승용세단 분야에서 취약했던 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K7에 이어 최근 출시된 K5도 소비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기아차는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중형세단 부문에서 열세에 놓여 있었다. 기아차는 K5를 앞세워 중형세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약점은 이렇게 개선!

반면 기아차가 역점을 두고 개선해야 할 약점도 여럿 있다. 우선 기아차의 브랜드 인지도는 아직 낮은 수준이다. 가격에 비해 품질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과거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해외시장에서 브랜드 파워가 약하고,현대차에 비해 브랜드 가치도 떨어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성공적인 신차 출시로 인해 초기품질지수(IQS),내구성지표(VDS) 등에서 빠른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IQS는 이미 산업평균 수준에 근접했고,VDS는 아직 평균에 미치지 못하지만 나아지는 추세가 뚜렷하다. 대개 VDS가 IQS에 약 3년 후행(後行)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내년이면 내구성 지표도 산업평균에 접근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품질 개선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가 확산되면서 브랜드 가치가 향상될 수 있는 기회요인이 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도요타의 대량 리콜 사태를 계기로 일본 자동차의 프리미엄이 줄어들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와의 브랜드 격차가 축소되고 있다는 점도 장기적인 기회요인이다.

또 다른 약점은 강성 노조로 인한 노사문제와 이에 따른 불안정성이다. 지난해 무파업으로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한 현대자동차와 비교할 때 기아차는 강성 노조로 인한 생산 불안정성이 크다.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은 적정수준의 해외 재고 관리를 어렵게 만든다. 게다가 신차를 제 때 공급하지 못하면 영업외적인 비효율성도 커진다. 결국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도 나빠진다.

연초 신노동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오는 7월부터 노조 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이 금지되는 등 향후 노동환경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기아차가 논란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높아 올해도 노사문제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출시된 신차가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 차질로 인한 공급 지연이 발생한다면 유 · 무형의 손실은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아차가 장기적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노사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