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락으로 '역(逆) 자산효과'에 의한 소비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20일 1,600선까지 떨어지며 장을 마쳤다. 지난달 26일 연고점(1,752.20)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한 달도 안 돼 150포인트(8.7%) 하락한 셈이다. 코스닥 지수도 같은 날 연저점을 경신한 481.06에 거래를 마쳐 연고점(553.1)을 기록한 1월18일에 비해 약 72포인트(13%) 떨어졌다. 주식의 자산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최근 살아나기 시작한 소비 활동이 발목을 잡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주가 하락은 아직 손실이 실현되지 않은 평가손에 그치기 때문에 당장 손에 들어오는 돈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환매로 쥐게 될 금액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 심리적 불안 탓에 미리 씀씀이를 줄이는 '역 자산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주가가 10% 하락하면 민간 소비가 0.3%포인트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며 "1분기에는 소비가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러한 주가 급락세로 미뤄 2분기 소비 지표는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신창목 수석연구원도 "2000년대 들어 코스피지수 등락률이 소비지출 증감에 미치는 효과가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며 "주가 하락은 특히 금융자산을 많이 가진 중.고소득층의 소비를 위축시킨다"고 말했다. 역 자산효과가 현실화되면서 소비가 타격을 받으면 올해 경제 성장이나 출구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올해 우리 경제는 민간의 소비와 투자에 크게 의존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은은 민간 부문의 성장 기여도가 4.9%포인트로 올해 전망되는 성장률(5.2%)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주가가 다시 반등할 여지도 있어 단기간에 판단할 문제는 아니지만, 하락 기조가 길어지면 역 자산효과로 민간 수요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에 기준금리 인상 반대론이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