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의 코미디 ‘하하하’가 제 63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홍 감독의 ‘하하하’는 22일(현지시간) 칸 드뷔시 극장에서 열린 ‘주목할 만한 시선상’ 시상식에서 대상 격인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차지했다.재능있는 감독에게 주어지는 이 상은 칸영화제 부문 상 중 유일하게 상금(3만유로:약 4500만원)를 줄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한국영화로는 처음이며 홍 감독으로서는 5전 6기 만에 ‘칸의 적자’로 인정받은 쾌거다.‘강원도의 힘’과 ‘오! 수정’은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받았고,‘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와 ‘극장전’은 경쟁부문에,‘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감독 주간에 각각 초청됐다.

홍 감독은 시상대에서 “다음 영화를 잘 만들라고 주는 격려라 생각한다”며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말했다.‘하하하’는 영화감독 지망생과 영화평론가가 각각 통영으로 여행을 다녀온 후 즐거운 경험담을 주고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무겁고 진지한 삶을 유머러스하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호평을 이끌어냈다.등장인물들은 삶의 비루함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천연덕스럽게 넘겨버리고 절망마저 시치미 뚝 떼듯 웃어넘긴다.

장면 전환 기법도 재기발랄하다는 평가다.극중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동안 현재는 흑백 스틸사진으로 짧게 처리했고,과거는 컬러로 길게 표현했다.현재보다 과거가 중요하다는 의미를 전통적인 장면 전환방식을 뒤집어 제시한 것이다.또한 화면밖 내래이션으로 장면을 전환한 대목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김상경과 유준상,예지원과 문소리 등은 호연을 펼쳤다.

홍 감독은 “좋아하고 존중하는 사람에게 받는 평가가 내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영화를 만드는 용기도 그들의 격려로부터 나온다”고 작업 동기를 설명했다.또한 대중성이 부족한 이유에 대해서는 “어렵기보다는 익숙하지 않은 영화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이번 수상으로 세계적인 거장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이번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는 중국 지아장커 감독,프랑스 장 뤽 고다르,포르투갈의 올리베이라 등 세계적인 거장 감독이 참여해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