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기를 이용해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KCC는 20일 자사주 34만주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931억원에 달한다. 취득 예정일은 오는 23일부터 8월23일까지 3개월간이다. 해외 악재로 주가가 한 달 새 20% 가까이 하락하자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것이다.

KCC 관계자는 "회사 주가가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낮다고 판단해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를 취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KCC는 자사주 매입 소식에 4.74% 오른 28만7000원에 마감했다.

한화도 김승연 그룹 회장이 보통주 14만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김 회장은 지난 13일부터 5거래일간 총 50억원가량을 들여 한화 주식을 샀다. 이에 따라 그의 한화 지분율은 22.46%에서 22.65%로 높아졌다. 김 회장은 앞서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주가가 폭락한 2008년 10월에도 자사주를 매입한 적이 있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도 지난 11일과 13일 효성 주식 4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 밖에 대우증권은 이달 15일부터 오는 8월14일까지 총 496만여주의 자사주를 나눠서 취득한다. 금액은 당시 결의 기준으로 1000억원에 달한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락장에서 자사주 매입은 주가를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표주주가 상대적으로 싼 가격으로 지분을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