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시장 '유럽 해저드'] 美, 주가급락땐 전종목 '거래 일시중단'

내달부터 6개월간 한시 적용

미국 금융 당국은 지난 6일 뉴욕 증시가 폭락한 원인을 분석한 잠정 보고서를 내고 재발 방지책으로 '서킷 브레이커'(주식거래 일시 중단)를 강화하는 방안을 시험적으로 시행키로 했다.

18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미 동부시간 기준 오전 9시45분부터 오후 3시35분 사이에 특정 주식의 가격이 5분 만에 10% 이상 떨어지면 5분간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하기로 했다.

6월 중순부터 12월10일까지 한시적으로 가동되는 이 조치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 상장주 모두에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시험 적용 기간을 거친 뒤 규정을 도입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주가가 폭락했던 지난 6일 이 같은 서킷 브레이커가 가동됐다면 S&P 500 지수 편입 종목 중 30개가 해당됐을 것이라고 SEC 측은 설명했다. SEC는 시장 전체적인 지수 움직임에 따라 서킷 브레이커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우량 종목을 페니 단위로 매수하겠다는 주문(stub quotes)을 금지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한편 SEC 등은 6일 뉴욕증시의 일시 폭락사태에 대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가운데 △극한적 유동성 불균형 △페니 단위 매수주문 △주식선물 가격 하락 △선물지수 일종인 e미니 주문 폭주 △거래소별 상이한 룰 등이 주가 폭락을 가져왔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서킷 브레이커를 강화하는 것이 과연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적지 않다. 주가가 폭락했던 원인을 명쾌하게 찾아내지 못한 상황에서 미봉책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