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ELD는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원금도 보장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높아야 연 3%대 초중반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이보다 높은 수익을 원하고 약간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ELD는 최고 수익률은 연 10% 이상이지만 주가지수 상승률이 미리 정해놓은 조건에 미치지 못하면 연 0~0.5% 정도로 수익률이 떨어진다.

◆주가 올라도,떨어져도 수익 낼 수 있어

ELD는 예치한 자금의 일부를 원금을 보존할 만큼의 정기예금이나 채권 등에 안전하게 투자한 뒤 나머지를 주식이나 각종 파생상품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얻는 구조를 갖고 있다. 만기는 보통 1년이다. 대부분 코스피지수를 기준으로 한다. 만기 때 코스피지수가 미리 정한 조건에 해당되면 코스피지수가 오를 때도,떨어질 때도 수익을 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코스피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를 경우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 많다.

ELD 유형은 크게 봐서 상승형,하락형,안정형으로 구분된다. 상승형은 만기 때 코스피지수가 기준 지수보다 오르면(보통 30% 이상) 지수상승률의 몇 %가 수익률로 확정된다. 코스피지수가 기준 지수에 미치지 못해도 원금은 보장된다.

하락형은 코스피지수 하락을 전망하는 투자자들을 위한 상품이다. 상승형과 마찬가지로 지수 하락률의 몇 %가 수익률로 확정된다. 상승형과 하락형은 10% 이상 고수익을 달성할 수 있는 상품이 많다. 최근 만기가 된 신한은행의 세이프 지수연동예금 9-3호와 9-4호는 각각 10.17%,10.0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안정형은 최고 수익률이 연 4~7% 정도로 상승형이나 하락형보다 수익률이 낮지만 해당 조건을 달성할 가능성은 더 높다. 조건은 여러가지다.

최근 나왔던 상품들을 보면 만기 때 코스피지수가 기준지수보다 상승하면 연 4.4%,하락하면 연 1%의 수익률을 적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코스피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0~1.5% 상승하면 지수 상승률의 3배를,1.5% 이상 상승하면 연 5.4%를 주는 상품도 있는 등 다양하다.

ELD는 미리 정한 조건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조건을 꼼꼼히 살펴보고 자신의 주가 전망에 맞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더라도 원금이 보장되도록 설계된다.

◆공모주 청약자금 노린 상품 잇따라

은행들은 최근 대형 공모주 청약이 잇따르자 공모주 청약이 끝나고 난 후의 부동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ELD 상품을 많이 출시했다. 공모주 청약을 노리는 투자자들은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사람에 비해 안정성을 더 따지기 때문에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노릴 수 있는 ELD를 선호한다.

우리은행은 '하이-믹스(Hi-Mix) 복합예금 33호'를 500억원 한도로 25일까지 판매한다. 가입금액은 100만원 이상,만기는 1년이다. 코스피200 지수가 기준지수(2010년 5월26일 종가)의 130%를 초과해 상승한 적이 없는 경우 만기 지수(2011년 5월24일 종가) 상승률의 45%에 0.5%포인트를 더한 수치를 수익률로 결정한다. 이 경우 최고 연 14%의 이자를 제공받는다. 단 한번이라도 기준지수의 130%를 초과한 경우에는 연 4.5%로,만기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하락하면 연 0.5%로 이자율이 확정된다.

하나은행은 20일까지 ELD 4종을 판매한다.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120차'는 코스피200지수에 연동해 수익이 결정되는 지수 상승형 상품이다. '적극형 59호'는 1년 만기 때 결정 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130% 미만이면 최고 연 13.63%의 수익을 지급한다. '안정투자형 41호'는 결정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115% 이상이면 연 7.65%의 수익을 제공한다. 이 상품에 가입한 고객이 정기예금에도 가입하면 연 4.1%의 금리가 제공된다.

1년6개월 만기인 '121차 지수플러스 정기예금'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결정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115% 이상이면 연 9.6%의 수익을 지급하는 '안정투자형 42호'와 결정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100% 이상이면 연 5.6%를 주는 '디지털 23호' 등이다. 4가지 상품 모두 최저 가입 한도는 100만원이다.

농협은 20일까지 '지수연동예금 10-5호'를 판매한다. 이 상품은 내년 5월25일 만기 때 지수가 최초 지수 대비 30% 상승하면 최고 연 14.7%의 수익을,30% 하락 때는 연 18.9%의 수익을 제공한다. 또 지수 상승폭이나 하락폭이 최초가 대비 30%를 초과하면 연 3.5%의 수익률로 확정된다. 단 만기 때까지 상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만기 지수가 20% 이내에서 상승하면 상승률의 43.5%를 수익으로 제공한다. 20%를 초과 상승할 경우엔 8.7%의 수익을 준다. 개인과 법인 투자자 모두 100만원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 kdb ELD 랩 3호'를 20일까지 판매한다. 판매처는 대우증권.이 상품은 산업은행 ELD를 100% 편입해 운용하며 유형은 더블터치형,쿠폰지급형,4% 보장형 등 세 가지가 있다.

더블터치형은 1년6개월 만기로 최고 연 25.0%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코스피지수가 최초 기준지수의 25%를 초과한 적이 없으면 상승률이 그대로 수익률로 확정된다. 25%를 초과 상승한 적이 있으나 35%를 초과한 적이 없는 경우에는 상승률의 절반을 수익으로 지급한다. 35%를 초과 상승한 적이 있는 경우엔 연 4.0%의 확정 수익을 제공한다.

2년 만기의 쿠폰지급형은 발행 1년 후 최고 17.5%의 중간이자가,만기 시점에 최고 20%의 만기이자와 원금이 함께 지급되는 구조다. 발행 후 1년 시점까지 KOSPI200지수가 최초 기준지수의 25%를 초과한 적이 없으면 상승률의 70%를,25%를 초과 상승한 적이 있는 경우 3.5%를 중간이자로 지급한다. 4% 보장형은 2년 만기로 최고 22%(연 11%)의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최소 4%(연 2%)의 수익을 보장한다. 최소 가입금액은 1000만원이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