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태의 '월요전망대'] 환율상승 압력 다시 커지나
이번 주 환율 움직임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 리스크 전개 양상에 따라 널뛰기 현상을 보여온 환율의 움직임이 이번 주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6~7일 그리스 재정위기가 스페인 등으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 속에 원 · 달러 환율은 이틀간 40원가량 급등했다가 이후 유럽연합(EU) 등이 75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기금을 마련했다는 소식에 반락,오름폭을 거의 반납했다. 지난 14일에는 1130원50전으로 마감됐다.

이번 주 초반에는 환율 상승 압력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선반영해 14일(현지시간) 역외 원 · 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 · 달러 1개월물은 1145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서울 외환시장의 현물환 종가대비 14원50전 오른 것이다. 일반적으로 NDF 종가가 다음 날 서울 외환시장 개장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감안하면 원 · 달러 환율은 주 초반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환율 상승(원화 약세)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개연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국은 경기회복도 빠르고 재정상태도 양호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물에 대한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홍승모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차장)이다.

문제는 변동폭이 갈수록 커진다는 점이다. 이달 들어선 하루 평균 변동폭이 13원13전으로 4월(5원84전),3월(5원4전)보다 2~3배 가까이 커졌다. 변동폭 확대는 외환시장 투기수요를 부추기는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이번 주 예정된 일정 가운데서는 19일 한국은행의 경제동향간담회,20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최근 한은이 기준금리와 관련,출구 쪽으로 한발짝 다가서고 있어 어떤 코멘트들이 나올지 주목된다.

20일 금통위 회의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자리는 아니지만 역시 최근 경기 동향에 관한 한은의 진전된 판단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관련 지표로는 '4월 어음부도율 동향'(19일) '4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18일) 등이 나온다. 이 가운데 한은이 발표하는 '어음부도율 동향'이 주목된다.

어음부도율은 중소기업들의 바닥 경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2008년 말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은 이후 작년 상반기부터 경기 개선에 따라 회복세를 보여왔다. 3월에도 어음부도율은 0.02%로 전월 대비 소폭 하락했다. 다만 지방 건설업 부도 증가로 지방은 0.01%포인트 상승했다.

19일에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2010년 국가 경쟁력 평가 결과'가 발표된다. 지난해는 한국의 경쟁력이 조사 대상 57개국 가운데 27위로 전년 대비 4계단 상승했다. 경제성과,정부효율성,기업효율성 등의 부문에서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공공재정 부실 가능성,노사관계 등에서는 순위가 하락했다. 중국(20위) 대만(23위) 태국(26위)보다 낮았다. 정부는 최근 빠른 경제회복세가 반영돼 국가 경쟁력 순위는 지난해보다 나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제부 차장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