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가 방송통신위원회의 통신사 마케팅비용 규제안 발표에 일제히 박수를 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14일 이번 발표로 마케팅비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업체들의 실적도 마케팅비용 감소로 개선될 것으로 봤으며, 투자 확대에 따라 신규 매출이 증가하는 산업의 선순환 구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방통위는 전날 주요 통신사업자들의 마케팅 비용 가이드라인을 확정 발표했다. 유무선을 구분해 매출액 대비 22% 이내로 마케팅비용을 제한하고 이를 이달부터 시행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통신사들의 매출 대비 마케팅비용의 비중은 16% 수준인데, 한국은 30%에 달한다"며 "그동안 통신 3사는 마케팅을 이용한 고객 확보에만 전념해왔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국내 무선인터넷 소프트웨어 및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등의 경쟁력이 다른나라에 비해 부진한 것은 통신 3사가 마케팅에만 치중해 이들 부분에 대한 투자를 도외시했기 때문이란 주장이다.

정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통신 3사가 정부의 규제안을 잘 지킬 것인지에 대한 우려는 상존하고 있지만, 정부의 의지가 강하고 접속료 재조정 등의 규제 권한 등을 고려하면 이번 가이드라인은 어느정도 실효성을 갖췄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마케팅비용 상한제가 자리를 잡음으로써 시장 안정화와 함께 내년에 더욱 좋은 실적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마케팅비용 절감에 따른 투자확대로 통신업체들이 무선인터넷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송재경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마케팅 억제 의지가 비교적 충실하게 반영됐다는 점에서 통신업체들에 긍정적"이며 "'마케팅비 감소→이익증가→신규 투자→신규 매출 증가'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토대가 마련됐다"거 평가했다.

송 연구원은 "통신주가 시장 대비 할인되었던 이유는 지난 5년 간 이익 감속 추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라며 "이번 정부의 대책으로 기조적인 이익증가 추세로 반전해 할인폭 축소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통신업체들은 올 2분기부터 이익증가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돼 시장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박종수 한화증권 연구원은 "주가 측면에서 통신사들의 현 주가에 마케팅비용 감소에 따른 이익 개선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2분기부터 통신사들의 실적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