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지난 4월 중순부터 500유로 짜리 지폐의 시중유통을 중단함에 따라 범죄단체들의 돈 세탁이 어려워졌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 판이 13일 보도했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시중에 유통중이던 5억 유로 규모의 500유로 짜리 지폐중 90%가 범죄조직의 돈세탁이나 마약 구입에 사용됐다는 사실을 발견한 뒤 지난 4월 중순부터 주요은행들과 협정을 체결, 500유로권의 시중 유통을 중단하고 은행 시스템 안에서만 사용되도록 했다.

당국은 범죄단체들이 고액권인 500유로권을 입수하지 못하면 돈세탁이나 부정한 거래때 같은 금액이라도 더 부피가 큰 현금다발을 들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수사당국의 눈을 피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100만 파운드를 현금으로 들고 다닐 경우, 20 파운드 짜리 지폐라면 그 무게만도 50㎏에 달하지만 500유로권은 2.2㎏에 불과하고 만일 2만유로권이면 담뱃갑 속에 숨길 수 있다.

당국은 500유로 지폐를 구하기 어려워지면 범죄단체들이 그 다음 고액권인 200유로 짜리 지폐에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하면서 200 유로권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영국 중대조직범죄청(SOCA)은 국제범죄 단체들이 고액권을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하려 할 것으로 보고 500유로권 시중유통 중단 조치가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SOCA의 한 관리는 "범죄단체들이 과거에 선호했던 수단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되면 뭔가 사법당국의 주의를 끄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고 이에따라 사법당국이 기회를 포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OCA의 이안 크룩스톤은 "영국에서 500 유로권 수요의 대부분은 범죄단체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점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이번 500유로권 시중 유통중단조치로 범죄단체들이 많은 양의 화폐를 세탁하거나 운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