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오르면 잔액도 쑥쑥…'金통장'에 금맥있네
국제 금값이 온스당 12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금에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은 금 관련 상품을 팔고 있어 이를 이용하면 간접적으로나마 금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문제는 금값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금 관련 상품에 올인하기보다는 전체 투자액에서 10~20%의 비중 정도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하고 있다.

◆금 적립 통장,금 펀드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직접 사는 방법과 금 통장이나 금 펀드에 가입하는 방법이다. 직접 금을 사려면 귀금속 상가나 은행에서 순금 '골드 바'를 사면 된다.

최근엔 은행의 금 관련 상품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현금을 내면 시세에 해당하는 만큼의 금을 통장에 적립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5만원을 넣었다면 통장에 5만원에 해당하는 금 그램(g)수가 기재된다. 금 그램수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금 가격이 오르면 원화로 환산한 평가금액이 늘어난다.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고 인터넷으로도 쉽게 사고 팔 수 있다. 금 실물로 찾지 않을 경우 부가세를 부담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신한은행의 '골드리슈',기업은행의 '윈 클래스 골드뱅킹', 국민은행의 'KB골드투자통장' 등이 있다. 신한은행 '골드리슈'의 경우 계좌 수가 작년 12월 말 7만4885개에서 5월 현재 8만2915개로 8000개 정도 늘었다. '골드리슈' 수익률은 최근 3개월간 9.76%로 1년으로 환산하면 39%에 달한다. 6개월 수익률은 7.47%,연 환산 시 14.95%다.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싶다면 금 관련 펀드를 활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금 관련 펀드는 실물자산 펀드다. 당연히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다. 금 펀드로는 KB자산운용의 'KB골드파생상품 클래스'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인덱스골드재간접투자신탁' 등이 있다. 금 선물과 금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며 변동성이 금 적립통장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금 값 하락 때 더 큰 손실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금값 더 오른다" vs "신중해야"

금에 투자하면 금값이 더 올라야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금값 움직임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사람들은 유럽 국가들의 재정 위기로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을 선호하는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점을 근거로 한다. 이들은 앞으로 금 가격이 온스당 1300~1400달러까지는 충분히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원 · 달러 환율도 하락하고 있어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환차익도 거둘 수 있다고 본다.

반면 유럽 재정위기가 수습될 경우 금 가격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금 관련 상품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단기간 금값 상승세는 유효하지만 지난해와 같은 급등세를 기대하기는 힘들고 변동성도 클 것이라고 전망한다. 신한은행 '골드리슈'의 금 적립 잔액을 보면 4월 말 7936㎏에서 5월12일 현재 7112㎏으로 감소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