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크로 컬렉션 미술관'서 볼펜 추상화가 이일씨 개인전
이번 전시회에서는 1997년 이후 그린 작품 60점가량을 선보인다. 특히 "깊은 심원으로 이끄는 힘이 놀랄 만한 성취도를 엿보이게 한다"는 평가를 받은 대작 'BL 095'(2008년 작,2.13×3.65m)도 출품된다.
1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화백은 "복잡하게 꼬여가는 세상을 볼펜 끝으로 화폭에 담아낸다는 심정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주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볼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것은 30여년 전.하루 8~10시간씩 볼펜으로 무수한 선을 그리며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다른 화가들은 그의 작업을 보며 "마치 누에가 실을 뽑아내는 것 같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선(線)이 좋아 고집했던 '볼펜 작품'들이 이제는 미국 미술대학 드로잉 교재에 실릴 정도로 그는 '현대미술계에서 선(라인)의 영역을 확장시켰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작품 한 점을 완성하기까지 수백 자루의 볼펜이 닳아 없어진다. 5~6회의 캔버스 코팅작업도 필요하다. 통상 한 작품을 마무리하는 데 2~3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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