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사망 1주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잭슨이 숨지기 6년 전 삶의 고통을 호소한 육성 녹음 테이프가 공개됐다고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 '더 선' 인터넷판이 12일 보도했다.

잭슨은 2003년 한 친구의 자동응답 전화기에 일련의 육성 메시지를 남겼는데 그의 목소리가 담긴 테이프는 미국 기자 다프네 바라크가 입수해 더 선에 공개했다.

바라크 기자는 이 테이프를 들어보면 잭슨은 이미 6년 전부터 자신의 사인으로 알려진 약물 중독의 고통을 당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잭슨은 어린아이들과 잠자리를 같이 했다는 내용의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비난 여론이 비등하면서 힘겨워하고 있었다.

첫번째 메시지에서 잭슨은 "내 생활이 너무 걱정스러워. 나에게 훼방을 놓으려는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 다른 환경에 있고 싶어"라고 호소했다.

잭슨은 "당분간 그들이 나를 찾지 못할 곳으로 떠나고 싶어. 그러니 도와줘, 제발 도와줘. 우린 형제니까"라고 말했다.

두번째 메시지는 약물 복용 탓인지 말이 불분명했고 느렸다.

이 메시지에서 잭슨은 "아침 4시30분이어서 내가 잠결에 말하는 것처럼 들릴 거야(웃음). 난 너무 지쳤어"라며 말을 꺼냈다.

이어 "너무 걱정스러워. 그 사람을 못 믿겠어. 그는 나쁜 사람이고 이탈리아 마피아인 것 같아. 우리는 그보다 더 영리해야 해"라며 누군가에 대한 두려움을 털어놨다.

빨리 돈을 보내라고 재촉하는 메시지도 있었다.

잭슨은 한 메시지에서 독일이나 스위스 은행이 필요하다고 말했으며 다른 메시지에서는 "1월이나 2월에 내게로 돈이 들어와야 해"라고 말했다.

또다른 메시지에서는 영화 '스파이더맨', '인크레더블 헐크', '엑스맨' 등을 언급하며 슈퍼히어로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문제를 상의하기도 했다.

잭슨은 지난해 6월 로스앤젤레스의 집에서 숨을 거뒀으며 사법당국은 그에게 약물을 투여한 주치의 콘래드 머리를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