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비행장 주변 고도제한 완화] 성남 신흥동·동대구역 인근 상업지역 "스카이라인 바뀐다"
국방부의 공군 비행장 주변 지역 고도제한 완화 기준에 따라 대표적으로 혜택을 보는 국방부의 공군 비행장 주변 지역 고도제한 완화 기준에 따라 대표적으로 혜택을 보는 지역은 성남시 서울공항 주변이다. 국방부는 올초 서울공항 비행안전 진단 결과를 토대로 고도제한 완화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다른 공항 인근 주민들도 같은 조치를 요구함에 따라 '차폐이론' 적용 대상 지역을 확대했다.

◆성남시 재개발 탄력 기대

서울공항 주변에 대한 고도제한 완화로 비행장 인근에 있는 영장산(해발 193m)의 활주로 반대 방향인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등이 혜택을 받는다. 현지에서는 성남시의 절반 정도가 혜택을 받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성남시는 전체 면적 141.8㎢의 58.6%인 수정구 중원구 일대(83.1㎢)가 성남비행장의 전술항공작전기지 구역에 포함돼 건축물 고도제한(45m)을 받아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영장산 높이 최고점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활주로의 중심선과 선을 그어 좌 · 우 45도로 전면 좌 · 우측면,후면으로 구분한다.

이에 따라 45m(13층)였던 고도제한이 영장산 뒤편 지역의 경우 이 산 높이인 193m까지 높아진다. 성남시청은 용적률 등을 감안하면 최고 40층까지 건물을 지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영장산 뒤편 신흥주공아파트,신흥2구역,산성구역,단대구역 등 지역은 15~40층까지 건축물을 지을 수 있게 된다. 또 중동 재건축 아파트인 삼창 · 삼남아파트와 태평2 · 4구역 등 지역은 15~30층까지 건축이 가능해진다.

국방부는 구릉지가 많은 성남 지역의 특성을 감안해 구릉지에 아파트를 지을 때 땅 파기 전의 높이를 인정해주기로 했다. 구릉지에 집을 지을 때 땅을 파면 보통 5m씩 낮아진다. 이 부분을 추가로 허용해 주겠다는 의미다.

◆대구 등 지방 수혜 지역 '활짝'

대구비행장의 경우 기지 주변 지역에 있는 수성구 만촌동의 형제봉(해발 180m)과 동명야산(140m)을 기점으로 만촌동 효목동 신천동 등의 고도제한이 완화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차질을 빚어온 동대구 역세권 개발사업과 동대구 광역복합환승센터 건립 등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대구시 수성구 박승배 부동산월드공인 대표는 "동대구역 인근 효목동의 30~40m 도로에 접한 상업지역이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이라며 "고도제한에 묶여 7층 정도밖에 지을 수 없었지만,앞으로는 건물을 더 높일 수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대구시 동구 아파트에 사업지를 확보하고 있는 한 시행사 대표는 "아파트 건축에 관한 한 운신의 폭이 넓어진 셈"이라며 "사업승인을 다시 받을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묵은 민원 해결

이번 조치로 군비행장 인근 상당수 지역의 숙원이 해결됐다. 해외에서는 차폐이론을 적용,탄력적으로 고도제한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국내는 지표면 일정 높이를 일괄 적용해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이춘섭 성남시 고도제한완화대책위원장은 "이제야 지역 숙원이 해결됐다"며 "고도제한은 지역 발전에 큰 걸림돌이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2000년 초부터 차폐이론 적용을 주장해온 송병흠 한국항공대 교수는 "늦은 감이 있지만 국내 항공 과학 분야가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하지만 앞으로 기준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해소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발표가 지방선거에 임박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선거용이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성선화/이승우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