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제 도서전서 '저자와의 대화'

"한국은 해외에 그렇게 많이 알려진 나라는 아니어서 내 작품으로 많이 알렸으면 합니다."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1994년 첫 방한 이후 다섯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지난해 9월 방한했을 때는 '카산드라의 거울'(2009년 10월 프랑스 출간)의 주인공이 한국인이라고 밝혀 더욱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 작품은 빠르면 올해 안, 늦으면 내년에 한국에서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베르베르는 장편소설 '개미' '파피용' '신' 등에 이어 올해 번역 출간된 단편집 '파라다이스'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 발표하는 작품마다 화제를 낳은 베스트셀러 작가로,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해외작가로 꼽힌다.

12일 오후 서울 국제도서전이 열리고 있는 코엑스에서 1시간 동안 150여명의 팬들과 '저자와의 대화' 시간을 가진 베르베르는 "이 자리가 좋은 소통의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한 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 한국말로 인사하기도 했다.

베르베르는 먼저 자신의 집필 방법에 대해 "실제 일어난 사건과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 창의력을 가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 관해 특별히 공부를 하고 있느냐는 독자의 질문에 "제 책을 처음 번역한 이세욱 씨로부터 많은 지식을 얻었다"며 "한국이 매우 많이 알려진 나라는 아니어서 내 작품으로 많이 알렸으면 한다"고 답했다.

베르베르는 동양철학에는 그 시대를 산 사람들의 경험이 들어 있어 높이 평가하며 불교나 윤회사상 등에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작가 지망생에게 조언을 해 달라는 요청에는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규칙적으로 글을 쓰고 자신의 마음에 안 들더라도 끝까지 작품을 완성할 것, 그리고 쓰는 행위 자체를 즐길 것 등을 조언했다.

어린 시절을 말해 달라는 독자의 질문에 "암기력보다 창의력이 필요한 과목의 성적이 좋았고 남들과 다르니까 고독한 순간도 많았다"면서 "다른 사람과 똑같아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교육의 과제 같다"고 강조했다.

베르베르는 13일 이화여대 안에 있는 영화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자신이 연출한 영화 '우리 친구 지구인' 시사회에 참석한다.

작품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그는 "이번 영화는 외계인이 지구를 발견한다는 매우 특이한 내용으로 내가 연출한 첫 영화이자 어쩌면 마지막 영화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만약 외계인이 지구에 떨어진다면 대중스타를 만날 가능성이 작을 것이라는 생각에 스타 배우 없이 다큐멘터리적 시각에서 제작했다고 한다.

자신의 작품을 원작으로 극단 투비컴퍼니에 의해 7월 국내 무대에 올려질 연극 '인간'에 언급, 인간이란 누구인가를 묻는 작품으로 관객들과의 공감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j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