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라이벌 애플과 구글의 경쟁이 세계 4차 대전을 치를 정도로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요커’의 수석 칼럼니스트이자 구글 전문가로 떠오른 켄 올레타는 12일 서울디지털포럼에서 “애플과 구글이 세계 4차 대전을 치를 태세”라고 밝혔다.

구글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과 구글이 몰고 올 변화들을 추적한 ‘Googled'라는 책을 집필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올레타는 “1년 전만 해도 구글 창업자에게 존경하는 사람을 물으면 스티브 잡스라고 대답할 정도로 두 회사가 친했지만 이제는 4차 대전을 치를 태세”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관계의 변화는 구글이 통신업에 진출하면서부터라고 올레타는 분석했다. 구글이 operating만 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스마트폰을 직접 만들게 되면서 애플과의 충돌이 일어났다는 얘기다. 실제로 애플과 구글의 경쟁은 스마트폰에서 촉발, 태블릿PC, 모바일 광고 등 다양한 분야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에는 특허권 소송, 기업 인수 싸움까지 벌이고 있다.

올레타는 이어 구글이 맞게 될 가장 큰 위협에 대해 애플과 페이스북을 꼽았다. 즉 애플과 페이스북은 유저들이 해당 세상에만 머물기를 원하지만 구글은 보다 큰 세상을 캡처하길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

구글의 약점에 대해 올레타는 ‘엔지니어 문화’를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엔지니어는 측정하지 못하면 이해하지 못한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들은 애국심, 자존심, 사생활 등의 문제를 사전에 감지하지 못했다.

그 결과 현재 구글은 심의, 검열 등의 문제로 한국, 중국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올레타는 “구글이 엔지니어들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개발 덕에 오늘과 같은 성공을 거뒀지만 이같은 ‘엔지니어 문화’가 그들의 강점이자 동시에 약점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올레타는 또한 신문, 라디오, TV 등의 전통 미디어들이 콘텐츠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통 미디어는 온라인이 주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줄 수 있나를 고민해야 한다”며 “블로거보다 더 심층적인 보도, 더 전문적인 지식, 독자 입장에서 가치 있는 콘텐츠라고 판단한다면 그들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월 발간된 올레타의 ‘Googled'는 구글이 어떻게 성공했는지 그 비결을 밝히고 특히 전통 미디어, 신문, TV, 통신 등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를 연구한 책이다.

올레타는 책을 쓰기에 앞서 구글 엔지니어들과 일대일 인터뷰를 진행하는 한편, 전통 미디어와도 만나 그들이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들여다봤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