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미국 월트디즈니와 합작사를 세워 내년 초부터 방송 채널을 운영하기로 했다. 월트디즈니가 자사 프로그램을 내보내기 위해 해외에서 합작사를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텔레콤은 12일 월트디즈니 자회사인 디즈니채널인터내셔널과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다음 달 중 설립될 합작사의 지분은 SK텔레콤이 51%,디즈니가 49%를 각각 갖는다. 대표이사도 SK텔레콤이 선임한다.

SK텔레콤과 디즈니는 합작사를 통해 어린이와 가족을 대상으로 한 '디즈니' 채널과 유아를 대상으로 한 '플레이하우스 디즈니' 채널을 열 계획이다. 일부 국내 케이블TV 방송사들은 지금도 디즈니의 프로그램을 그대로 받아 전송하고 있으나 이번 합작사 설립으로 향후 한국어 더빙 프로그램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두 회사는 연내 방송통신위원회에 PP(방송 채널 사용 사업자)로 등록을 마친 뒤 내년 초부터 케이블TV와 IPTV(인터넷TV),위성방송 등에 프로그램을 내보낼 예정이다. 주문형비디오(VoD)도 제작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합작사 설립을 기반으로 다양한 디즈니의 콘텐츠를 휴대폰 등으로 서비스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서진우 SK텔레콤 사장은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통로가 TV뿐 아니라 휴대폰 노트북 태블릿PC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며 "양질의 콘텐츠를 많이 갖고 있는 디즈니와의 합작사 설립을 기반으로 콘텐츠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앤디 버드 월트디즈니 인터내셔널 회장은 "디즈니의 창의성과 혁신적 콘텐츠를 SK텔레콤의 뛰어난 통신 역량과 결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