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내증시는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의 재정안정 프로그램 발표 이후 정책 효과를 놓고 논란이 분분한 상황이고, 중국의 가파른 물가상승으로 긴축강화 우려 또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옵션만기일을 하루 앞둔 데다 삼성생명이 이날 상장되는 만큼 국내증시 내적 변화도 만만치않아 면밀한 관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리스 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의구심이 여전해 국내증시도 조정이 이어지고 있지만 경기선의 지지력을 바탕으로 점직적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의 4월 중 물가와 신규대출 및 유동성, 주택가격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외견상 긴축강화를 암시하고 있지만 즉각적인 긴축강화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지수가 전날 하방 지지력을 보여줬던 120일 이동평균선을 지지선으로 1700~1750선의 박스권 회복을 시도할 수 있는 만큼 반도체와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들에 대한 분할매수 관점을 유지할 것을 권하고 있다.

뉴욕 증시는 유럽연합의 재정지원에 대한 회의감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1일(현지시간) 전날보다 36.88포인트(0.34%) 내린 10748.26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도 3.94(0.34%)포인트 하락한 1155.79을 기록했고,나스닥 지수는 0.64포인트(0.03%) 상승한 2375.31로 장을 마쳤다.

현대증권 "中, 즉각적 긴축강화 가능성 희박"

현대증권은 중국의 가파른 물가상승으로 긴축강화 우려가 부상하고 있지만 즉각적인 시행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증권사는 4월 중국 경제지표 분석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4월 중 물가와 신규대출 및 유동성, 주택가격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외견상 긴축강화를 암시했다"면서 "하지만 긴축정책 기조 자체는 유지되겠지만 4월 경제지표로 긴축정책이 추가적으로 강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3%대에 임박했지만 즉각적인 금리인상을 야기하는 변수는 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소비자물가 상승과 달리 생산자물가의 경우 국제 원자재가격 하락과 경기둔화 가능성으로 추가적인 상승압력이 축소되고 있고, 중국정부가 글로벌 경제환경에 보수적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만큼 금리선택은 더욱 신중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4월 신규대출이 시장 예상치를 대폭 상회하는 7740억위안을 기록하면서 추가적인 유동성흡수 조치가 예상되지만, 광의통화량(M2)과 대출증가율이 중국 정부 의도대로 둔화되고 있어 더욱 강력한 조치는 예상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첫 번째 금리인상 시점도 2분기보다는 7-8월로 다소 연기될 것으로 전망했다. 남유럽발 재정위기 문제나 국제원자재가격 하락 등 위안화 절상의 시급성을 약화시키는 변수들이 잦아지고 있어 당초 예상됐던 5월보다 늦은 3분기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투자 "증시, 수급 여건 개선 기대"

신한금융투자는 그리스 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의구심이 여전해 국내증시도 조정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수는 경기선의 지지력을 바탕으로 점직적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증시가 안도랠리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반등하지 못한 것은 그리스의 부채지불능력 및 구제자금 지원 주체들의 구체적인 재원마련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에서 찾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재정적자 해소 여부는 장기적인 시야에서 점검이 필요한 만큼 단기적인 지수의 파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 연구원은 "이달들어 매수세를 주도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이 전날까지 월간 2조원 이상의 누적 순매수를 기록하며 외국인 매물을 상당부분 소화해 냈다"면서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과정에서 드러난 시중 자금의 높은 관심도 등도 지수의 추가 상승 기대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수급상의 긍정적 변화"라고 강조했다.

외국인들의 최근 매도 강도를 아시아 주요국가와 비교해도 국내증시 이탈률이 상대적으로 낮고, 벨류에이션(가치대비 주가) 매력을 감안하면 외국인 매도세도 거의 일단락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수는 전날 하방 지지력을 보여줬던 120일 이동평균선을 지지선으로 1700~1750선의 박스권 회복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도체와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들에 대한 분할매수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하나대투증권 "환율이 증시 방향성 바로미터"

하나대투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앞으로 국내증시의 방향성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이란 의견을 내놓았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미국증시의 급등이 전날 국내증시에 반영되지 못한 것은 안전운행의 일환인 만큼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수급상 부담으로 작용했던 프로그램 매도도 더이상 시장을 괴롭히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 연구원은 "다만 환율시장의 안정이 필요한 시기여서 환율이 안정세를 보일 경우 시장에 대해서 보다 긍정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화가 강세로 들어서지 못할 경우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양호하다 할지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남유럽 금융위기가 여전히 환율시장을 흔들 만큼 여진이 남아 있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것.

그는 "환율도 주식시장과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그러나 오를 때보다 하락 할 때 폭이 커지면서 강세를 보이는 모습을 보인다면 시장을 대하는 태도는 조금 더 긍정적이어도 좋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 동양종금증권 "외국인 매매 패턴 변화에 주목"

동양종금증권은 최근 외국인 투자자가 매수 우위를 나타낸 건설·증권·운수창고(항공·해운)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 이재만 애널리스트는 "반등 가능성은 있지만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에서 유효한 투자 아이디어 중 하나는 변심한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 패턴을 통해서 찾아낼 수 있다"며 "건설, 증권업종, 운수창고 업종 등에 관심을 갖는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2거래일 동안 건설과 증권업종에 대해 순매수세를 형성한 반면, 지난 2월 이후 상승구간에서 매집했던 IT와 금융업종에 대해 매도 포지션을 나타냈다고 이 애널리스트는 전했다. 또한 항공과 해운업종이 포진된 운수창고 업종의 경우 꾸준히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진행될 변동성 높은 반등 구간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변심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건설, 증권업종 그리고 변함없는 구애를 받고 있는 운수창고업종 등에 관심을 갖는 투자전략이 유효하다고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