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유럽발 재정위기 등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 회장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화증권의 윤장섭 성보화학 회장은 유화증권 지분 720주를 장내매수했다. 윤 회장은 지난 6일과 7일, 10일 등에도 소량이지만 꾸준히 주식량을 늘려 5월 들어 6880주를 추가로 매수했다.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역시 지난 달 말부터 대신증권 주식 1만8720주를 매수해 지난 10일 지분율이 0.90%에서 0.93%로 늘어났다고 보고했다.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과 원국희 신영증권 회장도 지난 3일 각각 자사 주식을 200만주와 5440주씩 사들였다.

증권사 회장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지며 주가가 단기 급락한 데 따른 '저가매수'로 풀이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증권주 주가가 코스피 지수 대비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 경영자 측면에서 중장기적 경영권 확보 목적과 함께 성장성 확신에 따른 저가매수 기회로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리스, 포르투갈 등 유럽 국가들의 재정 문제가 확산되면서 코스피 지수는 지난 달 26일 1750선을 넘은 뒤 하락세로 반전, 10거래일 동안 5% 가까이 떨어졌다. 지수에 민감한 증권주들의 낙폭은 더욱 커서 코스피 증권업종 지수는 같은 기간 10% 가까이 빠졌다.

박진형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 증권주의 주가는 지수 대비 과도하게 하락해 저가매수를 하기에 적당한 수준"이라며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실질이자율이 마이너스를 앞두고 있어 주식에 대한 선호도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정보승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도 "국내 증권사들은 유럽 재정위기 등의 리스크에 대한 노출이 적은데다, 그나마도 이미 반영된 상태"라며 "올해 들어 증권사 실적개선이 이뤄지고 있으며, 4월 실적도 양호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현 주가는 매력적인 가격대"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