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C투자증권은 11일 조선업종에 대해 느린 시황 회복, 수주 잔량 감소, 발주 규모 축소 등을 감안해 '중립'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종합 중공업 업체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는 현대중공업을 최선호 종목으로 추천했다.

안지현 HMC증권 애널리스트는 "공급과잉과 선박금융 침체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신조발주 및 선가의 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며 "조선시장의 느린 회복으로 인해 수주잔량은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반면 세계 건조능력은 지난 호황기 동안 급격히 증강된 후 현재도 중국을 중심으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어, 향후 과잉설비에 대한 고정비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안 애널리스트는 "발주 규모 축소로 수주잔량의 감소추세가 이어질 경우 2-3년 이후부터 조선 부문 매출액 감소가 우려된다"며 "수주경쟁 또한 치열해짐에 따라 저가수주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익성 역시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세계 조선산업 주도권 변화는 주로 둔화기 이후 회복기에 이루어져 왔다"며 "지금이 바로 국내 업체들이 향후 주도권 상실에 대비한 전략을 강구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안 애널리스트는 "일본은 조선산업에서 구조조정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언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일본의 사례가 변화의 시대를 맞이한 국내 업체들에게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후 한국에게 주도적 위치를 빼앗긴 일본 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해 각종 비조선 중공업 분야에서 신사업을 모색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일부가 의미 있는 실적을 나타내면서 조선업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낮춘 현재의 사업구조를 확립하게 됐다.

그는 "이 같은 사업모델은 매출이 다양한 사업부문에서 고르게 발생하므로 사업 안정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조선 시황이 좋지 못할 때는 무리한 수주경쟁을 피해 수익성 훼손을 방지하고 호황 시에는 기술력과 단납기 메리트 바탕으로 수혜 향유가 가능한 사업 모델이란 설명이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