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의 'JCI 인증'이 한국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의료관광객 유치에 필수적인 요건으로 각광받고 있다.

JCI 인증(3차 수정판)은 1214개의 모든 평가항목이 97점 이상을 받아야 획득할 수 있다. 일회용 솜 관리부터 첨단 로봇수술에 이르는 모든 의료 서비스가 글로벌 기준에 맞춰 가장 안전하게 시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2007년 5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첫 인증을 받았고 3년간의 인증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최근 재인증을 받았다. 특히 JCI가 새롭게 선정한 뇌졸중 프로그램에 대한 부문 인증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8월엔 고려대 안암병원이 두 번째로,올 3월에는 화순전남대병원이 국립대병원 최초이자 전국 세 번째로 인증을 받았다. 또 같은 달 가천의대 길병원 가천뇌건강센터는 뇌질환진료센터로는 세계 처음으로 JCI 인증을 획득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지난달 말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JCI 대열에 합류했다. 이 밖에 인하대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5~6개 대형병원과 우리들병원 등 2~3개 중소병원이 JCI 인증을 추진하고 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 인증은 존스홉킨스병원,메이요클리닉,매사추세츠종합병원 등 미국 내 유명병원의 95% 정도가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의료관광으로 인기몰이를 하는 싱가포르의 14개 병원도 JCI 인증을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35개국 209개 병원이 이 인증을 획득한 바 있으나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 곳은 150곳 안팎으로 추산된다.

JCI 인증은 병원 시스템을 바꿔 의료진의 실수와 부실한 의료인프라 관리로 인한 의료사고를 줄이고,외국의 의료보험사나 의료관광대행사와 계약을 맺고 외국인 환자를 유치할 때 신뢰감을 갖게 하는 유력한 증빙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JCI 인증을 받으려면 최소 3년간의 준비기간과 수억~수십억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한국 의료실정과 맞지 않는 평가항목도 상당수다. 거품이 많이 끼어있다는 지적에 따라 인제대는 2008년 말 JCI와 같은 국제의료기관 인증 역할을 떠맡을 국제병원인증센터(GFC)를 설립하고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