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이상저온 현상으로 봄 분위기가 나지 않던 백화점에 어느새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쌀쌀한 날씨가 갑자기 풀리면서 주요 백화점 매장에는 초여름에나 어울릴 만한 상품들로 가득 채워졌다.

9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과 이달의 의류 매장 분위기는 판이하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봄 원피스 소진율이 작년의 50% 수준에 그쳤다.

오히려 트렌치코트 등 쌀쌀할 때 입는 옷이 의류 매출을 주도했다.

그런데 이달 들어 이 백화점의 영캐주얼 매장에서 여름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70∼80%에 이르고 있다.

대표적인 여름 상품인 수영복 매출도 지난 1∼6일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5.1% 증가했고 선글라스 매출도 10.6% 늘어나는 등 사실상 매장에는 여름이 왔다.

이 백화점 영캐릭터 선임상품기획자인 이종찬 과장은 "올해 여름 패션 경향을 반영한 신상품들이 지난주부터 잘 팔린다"며 "이달 말이면 전체 판매의 80∼90%가 여름 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백화점에서도 여름 냄새가 물씬 풍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말까지 40∼50% 수준이던 여름 신상품 입고율이 불과 10일 만에 70% 수준까지 높아졌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 주말부터 여름 상품 물량을 확대했고 이날 현재 대부분 제품이 여름용으로 진열돼 있다.

각 백화점은 날씨가 계속 더워지면서 여름 상품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발 빠르게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오는 13∼18일 여성 샌들을 70∼80% 싸게 판매하는 행사를 열고 건대스타시티점도 14∼18일 `영캐주얼 여름 의류 초특가전'을 진행한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는 10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여름 이월상품을 50∼60% 할인해주고 목동점은 같은 기간에 영패션 이월상품이 50∼70% 싸게 제공된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는 티셔츠나 망사 블라우스 등 제품을 저렴하게 파는 행사가 열리고 강남점은 `선글라스 대전'이 오는 13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