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4박 5일간의 중국 방문일정을 마치고 북한으로 돌아가는 길에 '초호화급' 특별열차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이고 있다.

7일 오전에는 김 위원장 일행이 탑승한 열차가 랴오닝(遼寧)성 성도인 선양(瀋陽)에 도착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이 열차는 조만간 단둥역을 통과해 북한과 중국 간 국경을 넘게 될 전망이다.

미국 일간지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는 6일(현지시간) 전날 베이징역을 벗어나는 김 위원장의 열차 모습을 게재하고 '극비 방중 : 김정일, 럭셔리 열차에 탑승 완료'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굶어 죽어나가는 가운데 '친애하는 김 위원장'은 호화로운 열차를 타고 만리장성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CSM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총 6대의 특별열차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방중에 그 중 한 대를 이용했다. 외부로부터의 충격을 막기 위해 특수 방탄 처리된 이 열차는 회의실, 접견실, 침실, 위성전화 설비, 평면 TV 등 호화로운 사양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을 통해 공개된 열차의 사진을 보면 창문은 차 안을 밖에서 볼 수 없도록 막아둔 점이 눈에 띈다.

CSM은 아울러 지난 2001년 김 위원장이 특별열차로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그림자 수행'을 했던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러시아 극동전권 대사가 당시의 경험을 토대로 펴낸 책 '동방특급열차(The Orient Express)'를 인용, 김 위원장이 당시 살아있는 랍스터와 보르도 와인 등을 열차로 공수해 식도락을 즐겼다고 전했다.

CSM은 김 위원장의 '호화 열차여행'에 쓰이는 비용은 굶주린 2000만 북한주민의 희생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방중 이유에 대해서는 북한의 화폐개혁 실패와 식량 부족에 따른 것으로 추정했다.

김 위원장이 육로 이동을 고집하는 것과 관련,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센터 소장은 "김정일은 비행 공포증이 있어 열차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김일성도 열차를 이용했던 만큼, 김정일이 열차를 선호하는 것은 전통적 관례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슈나이더 소장은 "김정일이라는 인물은 황제(emperor)와 같다"며 "(북한에서는) 김정일이 유일한 주인이고, 다른 모든 이들은 하인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 기간동안 중국 내에서 독일 다임러의 최고급 승용차인 '마이바흐62'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한경닷컴 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