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탄소나노튜브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업체가 개발했다. 탄소나노튜브는 열전도율이 높고 강도가 뛰어나지만 입자가 작아 이를 적절히 분산시키지 않으면 활용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탄소나노튜브 가공 업체인 월드튜브는 국내에서 처음 고체 입자와 액체 형태로 만든 분산재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월드튜브는 산(acid)을 사용해 탄소나노튜브를 분산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액체 및 고체를 이용,고유의 성질을 유지하면서 물리적 방법으로 탄소나노튜브를 분산시키는 방법을 개발했다.

탄소나노튜브는 탄소들이 벌집처럼 촘촘히 연결된 전기 · 전자 소재로 지름이 1나노미터(10억분의 1m)에 불과하다. 구리보다 전기를 1000배 잘 흘리고,강철보다 100배 강해 미래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또 방열성도 뛰어나 외장재,방열판,음극재,전자파 차단재료 등 쓰임새가 확대되는 추세다.

그러나 크기와 비중이 너무 작아 실타래처럼 엉킨 분자 구조를 흠집 없이 풀어(분산) 다양한 제품에 적용하느냐가 사업화의 관건이 되고 있다. 월드튜브가 개발한 고체 입자 분산재를 사용하면 디스플레이 외장재,자동차 범퍼,폴리카보네이트(PC) 수지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액체 분산재는 2차전지 음극재,방열 도료,투명전극 등에 쓰인다. 회사 측은 향후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과의 공동 기술협력이 이뤄질 경우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탄소나노튜브 분산재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탄소나노튜브 분산재 등 나노 복합소재는 디스플레이 등 전자제품의 경량화 및 슬림화 추세에 맞물려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선 나노 복합소재의 세계 시장 규모가 2018년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상옥 월드튜브 신사업부 상무는 "국내 기업들이 탄소나노튜브 소재 개발을 위해 자체 분산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연구 결과는 아직 미미하다"며 "월드튜브의 탄소나노튜브 분산재가 기업들의 연구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