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연기금이 나선다…급락장 안전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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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이 급락장의 안전판이 되어줄까.
7일 코스피 지수가 장중 1630선을 하회하는 등 유럽발 악재의 여파로 인한 증시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3%대 급락하며 1632.45로 장을 출발한 지수는 외국인의 매도 규모 확대로 장중 1625.83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1630선을 내준 것은 지난 3월5일 이후 처음이다.
유럽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 우려가 고조되면서 지난 6일 미국 증시가 3% 이상 급락한 것이 투자심리 냉각 요인으로 작용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그동안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이 유럽발 악재로 인해 매도 기조로 돌아서면서 단기적으로 수급상 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6일까지 3거래일간 985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 6일에는 7439억원어치 주식을 팔아 2008년 6월12일(9731억원 순매도) 이후 최대 순매도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도 오전 11시9분 현재 4254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 매도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활발한 매수-매도로 인해 유럽계 자금은 전체 외국인 매매비중에 있어 미국계 자금의 두 배를 넘어서는 50%대 중반을 차지하고 있다"며 "그리스 사태 등 유럽 내 신용위기가 불거질 때 보수적으로 바뀌는 유럽계 자금의 동향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한국시장의 수급공백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연기금이 '기댈 언덕'이 되어 코스피 지수의 하방경직성을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기금은 지수 방어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외국인의 빈자리를 일정부분 메워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연기금은 지난달부터 이달 6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617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특히 지난 6일에는 145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 1월18일 이후 최대 규모를 사들였다. 이날도 현재 608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 중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 시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급주체는 연기금으로, 지수 하락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사지 못했던 시가총액 상위에 포진한 수출주 중심으로 매수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기금 역시 이익 모멘텀(상승요인)이 확인된 IT(정보기술)과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 중심의 매매 패턴을 보일 수 밖에 없다"며 "이날 급락장에서도 하이닉스, 삼성전기 등은 시장 대비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 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전날 지수 급락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발생했고, 연기금이 지수 방어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연기금이 매수주체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비춰 연기금 관심 종목에 주목하는 투자전략이 난세를 극복할 수 있는 투자전략 중 하나"라고 밝혔다.
연기금이 순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는 종목들의 올해 2분기 평균 영업이익증가율 전망치(전분기 대비)는 17.5%로, 이익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이 애널리스트는 전했다.
그는 "2분기 영업이익증가율이 플러스를 유지하고, 최근 연기금 매수강도가 높은 종목은 한미반도체, SKC, 현대제철, KCC, 대우조선해양, 코오롱인더, LIG손해보험, 삼성화재, 삼성전기, 현대차, LG화학, LG, 대덕전자 등"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최근 8개월간 거친 두 차례의 조정에서 연기금과 외국인이 동시 순매수한 종목들 중 5분의 4개 이상이 시장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는 점에 비춰 두 수급 주체가 공동으로 사들인 종목들에 투자를 고려해볼 만 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안정균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증시가 2차례 조정을 받는 동안 연기금과 외국인이 동시 순매수했던 48개 종목 가운데 39개 종목이 시장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지난 6일 연기금이 산 종목과 외국인이 매입한 종목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연기금은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지수 하락 시 주식 매입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이후 지수 흐름 변화에 따라 매수 규모가 다시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애널리스트는 "현 시점에서 외국인 단기매매 관련 매물이 출회되고 있지만 이후 국내 수급과 균형을 맞춰가는 형태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기금은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때 매수에 나서는 경향이 있지만, 시장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면 시장에 대한 적극성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7일 코스피 지수가 장중 1630선을 하회하는 등 유럽발 악재의 여파로 인한 증시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3%대 급락하며 1632.45로 장을 출발한 지수는 외국인의 매도 규모 확대로 장중 1625.83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1630선을 내준 것은 지난 3월5일 이후 처음이다.
유럽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 우려가 고조되면서 지난 6일 미국 증시가 3% 이상 급락한 것이 투자심리 냉각 요인으로 작용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그동안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이 유럽발 악재로 인해 매도 기조로 돌아서면서 단기적으로 수급상 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6일까지 3거래일간 985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 6일에는 7439억원어치 주식을 팔아 2008년 6월12일(9731억원 순매도) 이후 최대 순매도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도 오전 11시9분 현재 4254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 매도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활발한 매수-매도로 인해 유럽계 자금은 전체 외국인 매매비중에 있어 미국계 자금의 두 배를 넘어서는 50%대 중반을 차지하고 있다"며 "그리스 사태 등 유럽 내 신용위기가 불거질 때 보수적으로 바뀌는 유럽계 자금의 동향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한국시장의 수급공백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연기금이 '기댈 언덕'이 되어 코스피 지수의 하방경직성을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기금은 지수 방어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외국인의 빈자리를 일정부분 메워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연기금은 지난달부터 이달 6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617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특히 지난 6일에는 145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 1월18일 이후 최대 규모를 사들였다. 이날도 현재 608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 중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 시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급주체는 연기금으로, 지수 하락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사지 못했던 시가총액 상위에 포진한 수출주 중심으로 매수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기금 역시 이익 모멘텀(상승요인)이 확인된 IT(정보기술)과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 중심의 매매 패턴을 보일 수 밖에 없다"며 "이날 급락장에서도 하이닉스, 삼성전기 등은 시장 대비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 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전날 지수 급락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발생했고, 연기금이 지수 방어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연기금이 매수주체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비춰 연기금 관심 종목에 주목하는 투자전략이 난세를 극복할 수 있는 투자전략 중 하나"라고 밝혔다.
연기금이 순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는 종목들의 올해 2분기 평균 영업이익증가율 전망치(전분기 대비)는 17.5%로, 이익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이 애널리스트는 전했다.
그는 "2분기 영업이익증가율이 플러스를 유지하고, 최근 연기금 매수강도가 높은 종목은 한미반도체, SKC, 현대제철, KCC, 대우조선해양, 코오롱인더, LIG손해보험, 삼성화재, 삼성전기, 현대차, LG화학, LG, 대덕전자 등"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최근 8개월간 거친 두 차례의 조정에서 연기금과 외국인이 동시 순매수한 종목들 중 5분의 4개 이상이 시장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는 점에 비춰 두 수급 주체가 공동으로 사들인 종목들에 투자를 고려해볼 만 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안정균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증시가 2차례 조정을 받는 동안 연기금과 외국인이 동시 순매수했던 48개 종목 가운데 39개 종목이 시장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지난 6일 연기금이 산 종목과 외국인이 매입한 종목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연기금은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지수 하락 시 주식 매입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이후 지수 흐름 변화에 따라 매수 규모가 다시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애널리스트는 "현 시점에서 외국인 단기매매 관련 매물이 출회되고 있지만 이후 국내 수급과 균형을 맞춰가는 형태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기금은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때 매수에 나서는 경향이 있지만, 시장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면 시장에 대한 적극성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