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의 독자적 이동식 발전설비 기술을 불법으로 빼낸 국내 업체 관계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지방경찰청은 6일 현대중공업의 이동식 발전설비(PPS) 기술의 설계도면과 영업비밀을 불법 취득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법 위반)로 엔진 생산업체 D사 대표이사 사장 등 관계자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D사가 현대중공업의 국내 협력업체와 도미니카공화국 현지 에이전트 등에 접근해 일부 도면을 입수,이를 모아 완성 설계도를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회사 내부에서도 설계도면을 완성본으로는 보관하지 않고,협력업체에도 부품 생산 등에 필요한 부분적인 도면만을 제공해 왔다.

D사는 이후 불법 유출한 설계도면을 자사 협력사에 제공해 PPS의 핵심 부품 시제품을 생산토록 한 뒤 시장에 진출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D사는 협력사에 "현대중공업의 기술이라는 것이 나타나지 않도록 현대중공업 로고를 지울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도면을 유출한 혐의를 잡고 D사의 경남 창원 본사를 압수수색，컴퓨터 3대 분량의 자료를 확보했다. 현대중공업은 경찰 조사 전 PPS 기술을 도용한 정황을 포착해 D사에 경고장을 보냈으나，이 회사가 입장을 밝히지 않자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PPS는 디젤엔진 등 발전기 구동에 필요한 장비들을 컨테이너에 담은 소규모 패키지형 발전설비로，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생산 중이다. 지금까지 중남미，중동，유럽，아프리카 등 27개국에 1320기를 수출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