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 경력직 채용에 미국 월스트리트 출신 금융인들이 대거 지원했다.

5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KIC가 채용 중인 운용역(펀드매니저)에 월스트리트 출신은 물론 국내 유수의 운용사 등에서 펀드매니저들이 대거 지원해 10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KIC가 채용하는 분야는 주식운용과 채권운용 대체투자 리스크관리 등으로 국적에 관계 없이 3~5년 이상 경력자들을 모집 중이다.

KIC 운용역의 평균 연봉은 작년 기준 9000만원대로 일반 운용사 펀드매니저들보다 약간 낮고 월스트리트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입사 경쟁이 치열한 것은 국부펀드로서의 매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KIC는 운용자산 규모가 큰 데다 자산 전체를 해외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해 글로벌 운용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국부펀드에서 일한 경험이 경력 관리에 큰 도움이 되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KIC 운용자산은 306억달러(순자산 기준)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국채 등 글로벌 채권에,28%가량을 주식에,나머지는 대체자산 등에 투자하고 있다.

한편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ADIA)은 최근 한국 투자를 위해 국내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스카우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부다비투자청은 지난해 KIC와 글로벌 자산에 대한 공동 투자 협정을 맺은 데 이어 한국 투자도 적극 검토해 왔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