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에서 환풍기를 생산하는 진도리빙텍 직원 80여명은 매일 아침 8시 회사 공터에 모인다. 물론 김정환 대표도 함께 한다. 직원 모두가 15분간 기(氣)체조를 하기 위해서다. 벌써 3년째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하는 기체조는 직원들에게 단합과 도전의식을 불어넣어준다는 게 직원들 얘기다. 하용식 경영지원팀 차장은 "기체조를 하고 업무를 시작하면 하루의 출발이 상쾌하다"고 말했다. 기체조가 끝난 뒤에는 10여분간 독서감상문 발표회가 이어진다. 직원들은 자신이 읽은 책의 요점을 발표하고 느낀 점을 얘기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동료들과 토론도 한다. 이 또한 김 대표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김 대표는 "직원들이 항상 공부를 통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새로운 지식을 통해 자신감을 갖도록 독서를 생활화하고 있다"며 "책 구입비 전액을 회사가 지원한다"고 말했다.

진도리빙텍은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한 욕실 환풍기의 65%를 점유할 정도로 이 분야 선두기업이다. 이는 1989년 설립 이래 환풍기만을 전문으로 연구개발하면서 한 우물을 파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 대표는 "지난 21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적자를 낸 적 없이 흑자경영을 이어오고 있다"며 "한눈팔지 않고 한우물 경영을 해온 데다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인재 육성을 위해 노력해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지방 중소기업들은 열악한 환경과 지역적 한계로 고급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따라서 회사는 직원에 대해 지극한 애정을 가지고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실천해왔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기체조를 하고 독서경영을 하는 것도 이 같은 차원에서 시작했다는 것.또한 기숙사를 제공하고 장기근속자에게는 해외연수 기회도 제공한다.

김 대표는 요즘 신제품 디자인 개발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내년 3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위생 및 냉난방 설비 박람회(ISH 2011)'에 출품할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 해외 박람회에 참가하기는 이 회사가 처음이라는 것.이를 위해 지난달 CE(유럽)인증도 받았다. 김 대표는 "그동안 자체 브랜드 파워를 키워온 '힘펠(HIMPEL)'로 출품하는데 모두 30여종의 신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전시회 참가를 시작으로 유럽시장부터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매주 3일은 안양의 디자인연구소로 출근해 밤늦도록 연구원들과 환풍기에 LED조명을 부착하거나 다양한 문양이 들어간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다"며 "소음이 없고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품질과 친환경 디자인 장점을 갖고 있어 해외시장에서도 승산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진도리빙텍은 2003년 동종업계 최초로 영국 UKAS로부터 ISO9001 인증을 받을 것을 비롯해 한국표준협회 KS 인증,한국설비기술협회 정풍량 인증,에너지관리공단 고효율기자재 인증을 받는 등 기술 및 품질 우수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부터 일반 유통시장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연초 5명으로 구성된 유통사업팀이 전국을 누비고 있다. 4개월 만에 철물점 건자재점 대형마트 등 150여곳의 대리점을 확보했다. 김 대표는 "첫 출발은 성공적이었다"며 "그동안 건설사로부터 품질 우수성을 인정받았기에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올초 3억원을 들여 노후설비 교체 등 투자도 늘렸다. 또 연말까지 신제품 개발에 추가로 5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외도하지 않고 환풍기 분야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기 위한 투자만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8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올해 2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