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에 맞서 삼성전자 팬택 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이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최근 국내 시장에 내놨다. 삼성전자의 첫 국내용 안드로이드폰 '갤럭시A'는 콘텐츠를 대폭 보강한 게 특징이다. 구글의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 장터인 '안드로이드 마켓'에 있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앱 장터인 '삼성앱스'에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내려받을 수 있다.

팬택의 첫 안드로이드폰 '시리우스'는 화려한 그래픽으로 차별화했다. 우주를 형상화한 배경화면을 담았고 '옵티컬(광학) 마우스'를 장착한 게 특징이다. 옵티컬 마우스는 노트북 PC의 터치패드와 비슷한 장치로,손가락으로 화면을 누르지 않고도 마우스를 통해 정확하게 클릭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삼성 갤럭시A,"고화질 등 하드웨어 강점"

갤럭시A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하드웨어 기술이 모두 집약돼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화면이다. 갤럭시A는 기존 아몰레드 화면과 비교해 반사율을 2배 이상 개선한 '아몰레드 플러스'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갤럭시A의 고해상도(800×480화소) 아몰레드 화면은 동영상 등을 감상할 때 깨끗한 화질을 느낄 수 있다.

카메라 기능 역시 갤럭시A(500만 화소)가 아이폰(300만 화소)을 앞서고 화면도 갤럭시A(3.7인치)가 아이폰(3.5인치)보다 크다. 아이폰에서는 볼 수 없는 지상파 DMB 기능을 갖춘 것도 장점이다.

갤럭시A는 안드로이드폰 가운데 처음으로 영상통화 기능을 갖췄다. 삼성전자가 국내에 내놓은 스마트폰 중에서는 처음으로 감압식(압력 인식) 터치 방식이 아닌 정전식(인체 전류 인식) 터치 기술을 담아 화면을 넘길 때 부드러운 느낌도 준다. 아이폰처럼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확대 · 축소하는 '멀티 터치'가 가능하다.

키패드는 PC 키보드와 배열이 같은 '쿼티(QWERTY)' 방식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휴대폰의 특징인 '천지인' 방식까지 쓸 수 있다. 뒷면 배터리 커버에 굴곡을 줘 제품을 쥘 때 손에 착 달라붙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도 장점이다. 무게는 갤럭시A(128g)가 아이폰(135g) 보다 조금 더 가볍고,두께는 갤럭시A(12.5㎜)가 아이폰(12.3㎜)보다 조금 더 두껍다. 크기는 갤럭시A(가로 59.8㎜×세로 119㎜)가 아이폰(62.1㎜×115㎜)보다 조금 더 길다.

하드웨어에서는 갤럭시A가 아이폰을 능가하는 수준이지만 소프트웨어에선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애플의 앱 온라인 장터인 앱스토어에는 이미 16만개가 넘는 프로그램이 올라와 있다. 갤럭시A에서 쓸 수 있는 안드로이드 마켓(프로그램 5만여개)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응해 삼성앱스의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앱스에선 교보문고의 전자책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교보문고 앱',프로야구 실시간 문자중계 서비스인 'KBO 프로야구',국내 인기 만화를 볼 수 있는 '웹툰 앱',수도권 버스 정보와 도착 시간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애니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진 아이폰에서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 많지만 안드로이드용 앱 개발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연말께면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팬택 시리우스,"인터넷에 강하다"

팬택 시리우스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특징이다. 테두리를 금속성 재질로 만들고 뒷면에도 잔잔한 무늬를 넣었다. 모바일 인터넷도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퀄컴의 1기가헤르츠(㎓)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탑재해 800메가헤르츠(㎒)인 갤럭시A보다 성능이 우수하다.

시리우스는 인터넷 이용시 '플래시' 화면도 볼 수 있다. 플래시는 다양한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용량 문제 등으로 스마트폰에서는 이용이 어려웠다. 박창진 팬택 마케팅부문장(전무)은 "스마트폰에서도 PC와 똑같은 화면을 제공하기 위해 플래시 기능을 넣었다"며 "국내 웹페이지가 플래시 기술을 많이 쓰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플래시 기능과 연동해 시리우스가 내세우는 장점 중 하나는 언론 기사를 포털 사이트를 거치지 않고 영상까지 그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RSS 리더'를 기본으로 탑재했다. RSS 리더는 사전에 지정한 사이트에서 자동으로 뉴스 등의 정보를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옵티컬 마우스를 탑재해 인터넷을 이용할 때 터치 방식에 불편해 하는 사용자도 고려했다. 회사 관계자는 "화면을 직접 누르면 손가락이 화면을 가리는 단점이 있다"며 "옵티컬 마우스를 사용하면 노트북 PC의 터치패드를 이용하는 것과 같이 정확한 클릭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디스플레이는 3.7인치 아몰레드 화면을 탑재했으며 파일 변환 없이 다양한 동영상을 볼 수 있는 '디빅스(DivX) 플레이어' 기능을 갖췄다. 고화질(HD) TV와 연결해 영화 등을 볼 수 있는 'HDMI 단자'도 있다. 하지만 이어폰 단자가 전용 이어폰만 쓸 수 있는 점과 영상통화를 할 수 없는 것 등은 단점으로 꼽혔다.

시리우스는 감압식 터치 방식을 써 화면을 손가락으로 누를 때의 느낌이 아이폰이나 갤럭시A보다 부드럽지 못한 것도 약점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