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두산인프라코어 등 두산그룹 계열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으나 두산건설의 유동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두산은 3일 1분기 매출 3548억원,영업이익 632억원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2.5%,영업이익은 168.1% 증가한 것이다. 반면 순이익은 작년 1분기에 계상된 주류사업 부문 매각에 따른 중단사업이익(2672억원) 탓에 전년 동기 대비 73.8% 감소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두산인프라코어도 1분기 매출 9333억원,영업이익 1052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3.3%,영업이익은 138.8% 급증한 수치여서 시장 예상치(매출 8167억원,영업이익 955억원)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두산중공업은 올 1분기 매출이 1조278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4%줄었다. 영업이익도 727억원으로 23.2%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6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1분기 실적에 담수 부문 매출이 초과 반영돼 비정상적으로 높았다"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해 보이지만 2008년에 비해서는 나쁘지 않은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실적 발표에도 두산그룹의 지주회사인 ㈜두산 주가는 이날 12.65% 급락한 10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두산중공업도 8.65% 떨어졌으며 두산건설과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8% 이상 급락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두산그룹주 전체를 팔고 있는 형국"이라며 "시중에 두산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관한 루머가 돌면서 그룹주 전체에 대한 신뢰가 훼손돼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택건설 비중이 66%에 달하는 두산건설은 작년부터 경기 고양시에 짓고 있는 주상복합아파트 '일산 위브더제니스'의 분양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000채로 추산되는 전체 미분양 주택과 관련,1조9000억원 규모의 PF의 위험성도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백재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서울고속도로 지분 매각에 따른 이익이 600억원 이상 발생할 예정인 데다,실제로 위험성이 있는 미착공 사업장의 PF 규모가 6100억원으로 크지 않은 편이어서 유동성 위기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1분기 매출 712억원에 영업이익 192억원을 올렸고 순이익은 15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검색광고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38.8%,전 분기 대비 13.2% 성장한 덕이다.

박민제/노경목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