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LG텔레콤이 초당과금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고객들이 실제로 이에 따른 요금혜택을 보는 것은 빨라야 올해 12월이 될 전망이다.

KT는 3일 이르면 올 12월부터 10초 과금 체계를 1초 과금으로 개선하는 초당과금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LG텔레콤도 이 날 초당과금제를 12월 1일부터 모든 요금제에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초당과금제 도입이 12월부터 이루어지는 것은 기존 요금 체계를 전반적으로 개선해야하는 만큼 시스템 개발과 검증을 위한 테스트 기간이 필요하다고 KT와 LG텔레콤은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과금 체계가 모두 바뀌는 것이므로 시스템 구축에 시간이 걸린다”면서 “다소 시일이 걸리긴 하지만 올해 안에는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G텔레콤 관계자도 “시스템과 전산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인 12월 1일에 맞춰 초당과금제를 도입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9월 말 초당과금제 도입을 밝힌 후 5개월이 지난 올해 3월부터 이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한편 KT는 그동안 유보적 입장이었던 초당과금제를 도입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동통신 과금 구조에 대한 고객의 혼란을 줄이고 무선데이터 요금 인하 전략을 음성통화에도 확대 적용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음성통화를 주로 이용하는 고객이 있고 사업자 간 과금 단위가 달라 고객의 혼란이 발생할 수 있어 고객 중심 경영의 일환으로 초당 과금 도입을 고민해왔다”며 “여기에 최근 데이터 시장의 활성화에 힙임어 음성요금 할인이 장차 고객의 데이터 사용을 더욱 촉진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 초당과금 도입을 시행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올 1/4분기 무선데이터 ARPU(인당 매출액)가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증가하는 등 무선데이터 활성화 노력으로 초당 과금을 수용할 수 있는 여력이 마련됐다는 게 KT는 설명이다.

KT는 초당 과금 도입으로 1인당 연간 8,000원(연말까지 1600만명 고객 예상), 총 1,280억 원의 요금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LG텔레콤도 서민층의 통신요금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초당과금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초당과금제가 전면 도입되면 통합LG텔레콤 고객은 1인 당 연 평균 약 7,500원(연말까지 800만명 고객 예상)의 요금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전체적으로는 연간 약 700억원의 요금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KT와 LG텔레콤이 초당과금제 도입을 미뤄 방통위와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방통위가 압박 수위를 높이자 결국 백기를 든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로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지난 달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KT와 LG텔레콤이 올해 중 초당과금제를 도입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는 등 방통위는 초당과금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